우리 집에 4년 째 되는 히키코모리 동생이 있어요...

살려주세요제발No.10632017.01.25 23:33

제목 그대로 그렇습니다..

어디 하소연하고 싶은데 주변에서는 그냥 두라고만 말하고 요즘 세상이 워낙 흉흉하다보니 설령 사고가 날까봐 쉬쉬하고 있는 것 같네요...

솔직히 이런 가족사를 인터넷상 특히 이런 유머글이나 지식인에 올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창피하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제가 노력하지도 않았으면서 동정이나 얻자고 올리는 것 같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가 집안에서 핸드폰과 TV와 살고있는 제 여동생 때문입니다.

설령 혹시라도 이 글을 본다면 정신좀 차리고 고민거리라든지 힘든점이라든지 제발 말 좀 하고 살자고 하는 희망에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제 동생은 여동생이고 이제 25살 됐습니다. 대학은 중퇴구요... 전문대를 다녔습니다.

없는 형편에 빛까지 져가며 대학을 보냈는데 처음 한 학기? 아니 한 학년은 다 다녔을 겁니다. 아... 다 다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결석 횟수가 학사경고까지 될 정도로 안 나오고 학점도 F가 많더라구요...

방학 때 휴학을 냈고 거의 3년간 꽉 채워서 휴학을 했구요.. 그 휴학기간은 모두 집에서만 생활했습니다. 제가 그때 군대에 있어서 동생을 챙기지 못 했던 점이 너무나 후회스럽습니다. 군대에 나오고 전혀 소통하려는 모습이 안 보이는 동생에 모습에 처음엔 화가나더라구요.

어머니에게 해서는 안 될 심한 욕을 한 것, 자기만 생각하는 행동과 배려없는 행동... 군대에 가기 전까지 같이 오래방도 가고 놀러가기도 하고 쇼핑도 같이하고 싸우는 일 없이 지냈었는데...

그때 제 눈이 돌아가 여동생에게 심한 폭력을 휘두르고 말았습니다... 죽일놈이죠... 어렸을 때 다퉜던 이후 고등학교 들어와선 한 번도 싸운적이 없었는데 어머니께 하는 행동을 보고 가족임을 무시하는 발언... 모두 상처였고 돌일 킬 수 없었습니다.

오빠로써 또 남자로써 죽일 짓을 했다는 것에는 할 말 없습니다. 그 일 때문에 히키코모리가 됬다면 제가 집을 나갈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때 심하게 싸웠던 그날 동생의 눈은 저를 죽일 거 같은 눈을 하고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받았던 그런 눈이였습니다. 아니 죽일 생각이였는지 모릅니다. 제 안경까지 부러트릴 정도로 난타를 했으니깐요...

아무튼 그 이후로 말도 안하고 같이 집에 있으면서 서로 투명인간 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은 안방에 저는 제 방에...

그렇게 무려 1년간 있다가 어느순간 또 자연스럽게 풀어졌죠...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자기가 돈도 떨어지고 그래서 인지 아니면 다른 친구의 설득인지...(친구와 연락을 하고 지냈다는 것도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아니면 진짜 정신차리고 잘 살아 보려는지...

이후로 제 앞에서는 동생이 제가 싫어할 만한 행동은 자제했고요... 간간히 대화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동생이 정신을 차린 줄 알고 다시 학교에 보낼 생각으로 어머니께 말했고 열심히 설득한 끝에 동생도 다시 학교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다시 복학을 할 때 출석만 잘 해보라고 원룸까지 잡아서 보냈습니다. 과제하는데 또 편하게 하라고 노트북도 구매했구요. 우리 집 형편에 이 모든 걸 할 수 없어서 학자금대출까지 받아서 등록금과 노트북 값을 지불하고 갔습니다.

그리고 다른 건 모르고 다음 학기엔 국가장학금을 받아서 다닐 생각으로 딱 B학점까지만 공부해라라는 목표까지 줬습니다. 정확한 기준이 있다면 열심히 할 것이라는 제 나름의 생각이였습니다.

하지만 제 믿음은 산산히 부셔졌습니다. 총 신청한 학점에서 단 5학점만 최저의 점수만 받았더라구요.. 알고보니 또 출석을 안 했다고 합니다. 등록금과 기숙사비 모두 날린셈이죠... 왜그러는지 아직까지 의문입니다.

학교에서의 생활이나 관계에 문제가 있나 싶어 학교에 연락을 해보니 워낙 출석이 적어 그런 관계라든지 알 수 없다하고 심지어 교수님까지도 제 동생의 건강상태를 걱정까지 하시더라구요..

어떻게 저도 동생을 꼭 졸업시키고 싶은 마음에 학교까지 찾아가서 물어보니 계절학기를 다 하고 다음 학기에 또 몇 학점 더 들으면 졸업이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금액이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계절학기를 5개 6개 정도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 사무실에서 말하는 것이 지금 이렇게 또 출석률이 저조한데 계절학기에 잘 출석 할까요? 하는 말에 결국 저는 동생에게 자퇴를 권할 수 밖에 없었고 동생도 오히려 자퇴하기를 바란 사람처럼 좋아하더라구요... 사람속이 타들어갈 만큼 타 들어갔는데 말입니다.

그 이후 또 몇 개월간 집에서 있다가 제가 다니던 편의점 일을 시켰습니다. 비록 집에서 좀 멀지만 손님도 그렇게 많지 않고 일도 쉬운 편이여서 사회생활 기초는 배울 수 있겠다 싶어서 말이죠.

한 한달 쯤 일을 시키고 보니 처음과 달리 꽤 많이 좋아진 모습을 보였고 오히려 더 나서서 일을 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나아가 제가 알던 친구가 일하는 레스토랑에 취직을 시키고 싶었고 어떻게 그 식당에 동생을 대려가 비싼 밥 까지 일부러 사 먹으며 면접까지 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제 친구가 같이 일을 하니 동생에게 힘든 점이 있으면 그 친구에게 다 말하라고 하고 저는 따로 그 친구에게 이런 저런 사정을 모두 말하여 내 동생 잘 좀 부탁한다고 하고 저는 제 일이 있던 관계로 해외로 4개월간 나갔습니다.

사건은 이때 벌어졌습니다. 해외로 나간지 3주도 안되서 동생에게 카톡이 하나 왔습니다.

‘일이 너무 힘들다.’ ‘같이 일하는 남자오너가 너무 맘에 안든다.’ ‘때려치고싶다.’

처음엔 저도 그래 힘들 수 있다고 말하며 달래주었고 같이 그 상사를 욕해주며 기분도 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따로 연락하여 무슨 일 있나고 물어보고 수고스럽겠지만 조금만 더 신경써줘라고 친구에게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날이 지날수록 동생에게 오는 카톡 내용이 심상치 않았고 결국 일한지 2개월 째 되던날 관두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더군요...

아무것도 모르던 저는 제 친구의 카톡으로 모든 사정을 알았습니다. 동생의 근무태만에 저지른 실수하며 같이 일하는 동료와 소통뿐 아니라 관계조차 가지지 않으려는 모습이 있었다고 자기도 적극적으로 잘 달래주고 중간에 매니저와도 다퉜다고 했더라구요...

저는 그 친구 얼굴을 볼 낮이 사라지고 또 한편으로는 내 채면, 내 관계를 생각하지도 않은 동생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더 이상 뭘 해주고 싶은 생각과 더 나아가서는 이런 동생과 오빠의 관계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도 생기더라구요.

이런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생은 또 계속 집에 있다가 얼마 안되서 자기가 그동안 번 돈을 가지고 대전으로 원룸을 잡고 대전에서 일 하겠다고 또 통보에 가까운 카톡이 오더라구요.

해외에서 그 소식을 받고는 우선 말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솔직히 외지인이 가서 할 만 한 일이 거의 없지 않습니까? 왠만하면 거주자를 뽑거나 경력자를 뽑는데 사회경험이 적은 동생을 뽑아줄리 없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대전에 아는 친구가 있다고 하고 그 친구가 대전에 오라고 적극 권유를 했다고 하고 자기도 가서 열심히 잘 할 자신이 있다고 다짐한다고 하니... 또 어짜피 나는 갈거니깐 다른 말 하지 말라는 것 같았지만 동생이 이렇게까지 말하니 어머니께 한 번만 더 믿어주자고 하고 보내자고 설득해 줬습니다.

그래서 동생이 그동안 눈물 콧물 쏟으며 그렇게 가기 싫었던 직장에서 번 돈 전부 대전에 원룸을 잡는것에 쓰고 바로 대전으로 갔습니다. 해외에 있던 저는 그렇게 빨리 일을구했나 의문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집에만 있는 것 보다 오히려 이게 더 나아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집을 구해 대전으로 간 1개월 뒤에 저는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기차표를 구할 수 없어 겨우겨우 밥 늦게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 도착한 저는 집에서 티비를 보고 있던 동생의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전에서 계속 일하고 잇을 줄 알았던 저는 동생에게 대전에 있는거 아니냐고 물었고 동생은 잠깐 집에 왔다고 하더라구요.

뭐 그럴 수 있겠다 싶었고 제가 온 날이 주말이여서 쉬는 날 맞춰서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이 돼서 다시 대전으로 갔습니다. 그때까지 뭐 알아서 잘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구요. 저도 한국에 돌아와서 이래저래 바쁘던 참이라 더 신경 쓸 여력도 없었구요.

그렇게 한 일주일쯤 지났나... 동생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일? 구하지 못 했다고 합니다. 뭐 그럴 수 있다쳐도 그럼 알바라도 하지 그랬냐고 말 하니 그럴꺼라고 대답하더라구요..

그렇게 당해왔는데 내가 멍청한 건지 순진한건지 또 그 말을 믿었습니다.
잘 하고 있다... 알아서 하겠다... 신경꺼라...
그래... 나이 한 두 살 먹은 아이도 아니고 슬슬 독립도 했으니 알아서 잘 하겠지... 이렇게 생각했던 내 자신을 줘 패버리고싶네요.

집에서 일을 구하고 대전으로 돌아가겠다는 동생이 2개월 째 집 밖으로 나간 모습을 본 적 없습니다. 3개월 째 되던 날 대전에 청년취업성공패키지 인가? 그런게 있다고 거기 가서 그 프로그램을 하겠다. 말을 하더라구요...

거의 1년정도 하는 프로그램이랍니다... 그 기간동안 알바는 금지라고 하더군요... 대신 교육비라고 적은 돈을 준다고 하지만 원룸까지 잡아가며 외지에서 적은 돈 받아가며 그렇게 학교를 빠졌는데 공부를 하겠다고 합니다.

이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믿었습니다. 그렇게 속아와 놓곤 또 믿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서류라던지 필요한 정보가 있는지 최대한 기간을 단축할 방법이 있는지 두발로 뛰며 알아봤습니다.

서류는 우리 집 가정이 한 부모가정이라 그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교육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동사무소를 가야 하는데 몇 주째 동사무소 다녀왔냐고 물으면 나중에 간다고 대답하는 통에 제가 답답해서 직접 가서 필요서류 뽑아오고 추가적으로 더 자세한 정보도 알아봐 주어 4장짜리 자료도 직접 프린트 해가서 전해줬습니다.

그래서 그 서류를 주면서 필요한 서류 내가 뽑아왔고 추가적인 자료도 가져왔으니 대전에 가서 빨리 신청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동생이 말하더라구요... 서류 하나가 빠졌다. 뭐 최종학년서류라던가? 그게 또 필요하다고 또 동사무소로 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빨리 가서 신청해라라고 말하고 그냥 집밖으로 나왔습니다.

동생의 그 말을 듣는 순간 김이 팍 새고 허무하고 또 내가 뭔 짓거리를 하고 돌아다니냐는 자괴감까지 들더라구요...

그 이후 저는 동생에게 먼저 말을 거는 일이 없습니다. 아니 솔직히 뭔 말을 해도 반응도 없고 그저 방 안에서 이불만 뒤집어쓰고 핸드폰만 열심히 봅니다. 저도 이제 지쳤구요... 더 이상 동생에게 관심주고 싶은 마음도 안듭니다.

집에 들어와보면 집안은 엉망이고 설거지는 싾여있고 세탁기에 싾이는 빨래감을 보면 집에 오기 싫어집니다. 오히려 제가 정신병에 걸린 것처럼 신경질 적이 되는 것 같고 이러다간 제가 뭐라도 일을 낼 거 같습니다.
바로 어제 방세가 2달치 밀렸다는 연락을 엄마에게 했다더군요... 방세좀 내달라면서... 염치가 있다면 알바라도 하면서 그런 말 해야하는 거 아닙니까? 어머니도 이젠 지쳤다고 자기도 이젠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오늘은 제가 씻으려고 안방에서 보일러를 틀어놨는데 잠시 뒤에 동생이 카톡으로 이렇게 보냈습니다.
‘보일러꺼라’
바로 옆 방에 제가 있는데 말입니다...
진짜 이거 보고 죽여버릴까 심하게 고민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걸 보면 저도 정상은 아닌 것 같네요.

내일 저는 정신과에 진찰한번 받아 볼 생각입니다... 이러다간 누가 한 명 죽어야 끝날 거 같거든요.

나중에 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또 글을 남기겠습니다.
이렇게 긴 글 읽어준 분들께 죄송하다라는 말과 두서없는 글을 읽어줘서 감사하다라는 말을 남기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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