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미의 반딧불이 - 모리사와 아키오.

863945No.154302018.12.07 16:18

“민들레는 그대로 놔뒀네? 이건 왜 안 뽑았어?”

깔끔해진 현관 앞에 키 작은 민들레가 딱 세 송이 남아 있었다.

히토미가 대답한다.

“있잖아요, 지장 할아버지가요, 민들레 좋아하시거든요.”

마침 그때 뒷문 쪽에서 지장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걸어 나왔다.

“어떤가? 잘돼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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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는, 좋은 꽃이야.”

나, 나쓰미, 다쿠야, 히토미 모두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

처마 밑의 풍경이 딸랑…… 하고 운다.

“할아버지, 민들레 좋아하시나 봐요?”

나쓰미가 물었다.

“아무렴. 좋아하지. 민들레꽃은 죽으면서도 수많은 생명을 하늘에 둥실둥실 날려 주지 않니? 그래서 참 멋진 꽃이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지장 할아버지는 땅에 있는 민들레를바지않고 반대로 하늘을 보며 말했다. 이때 왠지 내 가슴속 깊은 곳이 조금 쓰라렸다. 할아버지의 미소가 평소보다 쓸쓸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나쓰미의 옆얼굴이 조금 걱정스러워 보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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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라든지, 마음이라든지, 추억이라든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것이 있다. 그런 건 아무리 튼튼한 쇠사슬로도 묶어 둘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내 안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만 접할 수 있고 조절할 수 있다. 내 안의 ‘생각’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존하여 이 세상의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과 더불어 살아가야겠지.

“나는 지장보살님을 깨끗이 닦을 테니 나쓰미는 술이랑 꽃을 올려 줄래?”


여름에 무작정 익게 게시판에 책을 소개했었어요.
그냥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마른 일상을 살아가는 나.. 그리고 좀처럼 책을 읽을수 없다는 누군가에게 예전과는 다른 방식이지만 들려주고 싶었어요.
이책은... 우연한 만남과 영원한 이별..
어렵게 쓰여진 책이 아닌데 평소와 다르게 글의 내용을 전하는게 힘드네요.
그냥 저도... 책속의 지장할아버지의 엄마가 자주 할아버지에게 얘기해줬던것 처럼
그말을 전하고 싶나봐요.

태어나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전하고 싶은 또 다른 말..
민들레는 좋은 꽃이래..

여름에 썼던 마지막 두권의 책은 지워버렸어요.
아프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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