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가는가 자신감을 잃어 가는가

264668No.189472019.05.11 08:22

중,고등학교 학창시절.
나는 내가 성인이 되면 모든것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가끔 피씨방을 가면 앉아 있는 어른들을 보며, 나는 저 나이가 되면 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으리라 다짐했다.
21살이 되고 재수를 해 변변치 않은 대학이지만, 원하는 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을 다니며 이런저런 사람들과 많이 만나고 대화를 나누며 내가 할 수 있는일이 지극히 한정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기 1학기전 졸정자 또는 중퇴자도 지원할 수 있는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초봉 3300. 주변 직장선배들은 너 나이때 대기업 입사한 사람 빼곤 너가 월급을 많이 받는편에 속할거다. 라는 말을 귀에 박히게 들으며 지냈다. 그렇게 1년..2년. 어느 휴일. 피씨방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전신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문득. 학창시절 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더 생산적인 일을 하리라. 하지만 지금의 내모습은. 돈 안쓰고 돈모으기에는 피씨방만한 취미생활도 없지. 의 마음이었다. 더 생산적인일? 무엇을 할 수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 내 생각 속에 잊혀진지 언제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떠한 목표도 없어 전세대출을 받아 독립을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순간 언제적 누군가의 내가 물었다. 지금 무얼 하고싶니? 나는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피씨방문을 박차고 나와 집으로 돌아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벌써부터 돈의 노예가 되어 대출에 허덕이며 내 남은 생을 소비하고싶지는 절대.않았다.
공부하고싶다. 무언가 세상을 조금 더 알고 보고싶다. 내 생각에서 가장 큰 틀에서 든 생각이었다.
무얼 배우고 싶나? 법쪽이 너무 궁금했다.
법과대? 내 나이에 너무 늦고 공부도 했던편이 아니라 수능을 다시보기엔 무리었다. 그렇게 생각 끝에 찾은 진로 경찰관 시험을 보고싶다. 결론이었다.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이런 진솔한이야기를 부장님께 드렸다. 요즘 취업이 힘들다며 2-3년해보고 안되면 다시 우리 회사에 이력서를 넣어라. 하셨다. 감사하다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28살에 나이에 공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너무 큰 착오가 있었다.
외국어 였다. 한글로 된 모든 학문에는 나름 자신이 있었다. 그러니 영어 한과목 쯤이야 노력하면 되겠지 했다. 공부를 시작하고 8개월 남짓 다른 4과목은 합격권의 궤도에 올렸다. 1년 반을 잡고 시작한 공부. 영어의 판단의 오류로 2년이 넘어가고있다. 이제 내 나이 서른. 마지막이되리라. 이번에 안되면 한달 머리좀 식히다 다른 길을 알아보리라. 다짐했다.
이렇게..그렇게 학창시절 꾸었던 수만가지의 꿈은 십여녀년 만에 단 두가지로 줄었다. 공시와 전 직장.
나는 어른이 되어가는 걸까. 자신감을 잃어가는걸까.

아쉽지만 떨어진다해도 전직장으로돌아가기는 힘들것 같다.. 퇴사 때 웃으며 힘을실어주던 부장님의 미소는 아직도 뇌리에 박혀있지만, 다른 직원들이 볼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 도무지 그쪽으로의 발길은 디뎌지지 않을것 같다. 이런 생각에 이번엔 꼭 붙어야지 하며 힘을 내어 오늘도 새벽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너무 힘이든다. 나는 세상에 무게를 짊어질 어른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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