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헤어졌습니다.

226641No.207902019.07.31 15:07

몇년후면 마흔인데.

10년 이상 사귀던 애인과 헤어졌네요.

돈을 안쓰고 모으기만 하는 제가 답답했나봅니다.

뭐 나름 만족할만한 소득에 아껴서 처음에는 대출을 끼고 오피스텔을 하나 샀습니다.

대출을 갚음과 동시에 대출을 끼고 하나 더 샀습니다.

세를 받으면서 갚으니 금방이더라구요.

그후 매년 한채씩 샀습니다.

몇년전부터 더 이상 월급은 모으지 않고 그냥 취미생활하고 맛있는거 먹고 살아도 되겠다

싶을만큼 월세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거진 십년동안 아껴쓰던 습관은 안 바뀌더라구요.

지금 헤어진 여친은 일을 안했지만 제 집에서 살며 뭐 살림도 잘하고 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당연히 결혼하기로 되어있었구요.

어느날 제가 돈 아껴쓰는게 너무 답답했나봅니다.

제가 돈을 아껴쓰는만큼 집안일도 파업을 하더라구요.

뭐 집안일 하려고 사는것도 아니니 신경 안썻습니다. 청소빨래야 어짜피 일하는 사람 부르면 되는거고 어짜피 항상 나가서 사 먹었기에 괜찮았습니다.

어짜피 서로 정말 큰일이나 문제가 생기면 목숨걸고 나설 사람은 서로에게 서로밖에 없다고 믿었기에 뭐든지 괜찮았습니다.

돈이란건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안전하게 관리하고, 돈이 돈을 만드는 시스템에선 항상 함부로 다루면 안된다고 생각한 저와

항상 사고싶은것도 많고 하고 싶은것도 많은 여친과는 안 맞았나봅니다.

하루종일 일하는 저에 비해 여친은 시간이 많으니 이것저것 재밌는것도 좋은것도

많이 보였겠죠.... 결국 헤어졌습니다... 부모님 집에 가면 늦잠도 못자고 맛난것도 먹기 힘들다고 본가에 가는거 싫어했는데

본가에서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맘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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