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이 무섭다

146643No.296272020.10.25 03:02

타지에 사는 친구들과 오랜만에 자주가는 고향 술집에 서 한잔 홀짝이다가 감성에 젖어 옛사진들을 8년만에 뒤적였는데 감정이 복잡미묘하다
어리게 보면 어려보이지만 20살 옛 내 사진은 정말 연예인 같았다. 애교살도 두툼하고 보조개도 예뻤고 주름하나없이 피부도 탱글탱글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요즘은 거울을 보는게 무섭다 그래서 씻을때도 거울을 치우고 세안한다. 20대 초반의 얼굴이 기억에 남아 현재 내 모습과 비교하다보니 자연스레 거울과 멀어졌다

되돌아보면 직장생활이 내게 너무 고됬나보다 술한잔 못하던 내가 상사 기분에 맞춰 한두잔 하더니 어느새 홀로 소주 9병을 까고있질않나 치킨1마리와 피자1판을 앉은자리에서 다 먹질않나 처음엔 나도 쯔양님처럼 먹어도 살이 안찌는 체질인줄 알았다 아무리 먹어도 175 58~60키로 유지했었기에 하지만 나도 일반인이라고 느끼게된건 얼마 걸리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튼살이 생기고 옷도 안맞기 시작하고 정신차리고보니 어느새 84키로였고 지금은 운동해서 74이다 문제는 얼굴살이 쪘다가 빠지니 안보이던 주름도 자글자글 보이고 남들한테 립발랐냐고 들을정도로 빨갛던 입술이 생기를 잃어가고 그래서 지금도 거울에 비친 변해가는 내 모습이 무섭다
좋아요 0 0
이전10411042104310441045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