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존경하는 선생님 이야기

632200No.309042020.12.18 21:58

초등학교 5학년 담임 선생님이셨음.

당시 나는 좀 책 중독자였는데, 길에서도 읽고 학교에선 무조건 도서관가고 수업시간에 수업안듣고 밑에 책깔고 읽고 점심시간에 책읽으러 도서관 가는 수준이었음

책 장르는 만화 소설 이런거.. 진짜 닥치는대로 다 읽고

그러다 어느날 점심시간에 책읽으러 학교도서관을 갔는데

점심시간이 끝나고 5 6교시를 가야되는데 책에 빠져서 수업가야되는걸 잊음. 내인생 최초 땡땡이 ㅋㅋㅋㅋㅋ

그동안 담임선생님이랑 그때 우리반 교생선생님이 날 찾으러 돌아다니셨나봄. 수업시간에도 교대로.. 결국 교생선생님이 날 찾았고 그때서야 시간이 그렇게 됐다는걸 알게된 나는 엄청 당황해서 울면서 교실로 감. 다른애들은 다 하교하고 없었음.

근데 담임선생님이 나한테 웃으시면서 뭐가 그렇게 재밌었냐고 물어서 울면서 도서관에 있었다고 말했더니

걱정말라고 부모님이랑 딴애들한텐 말안하신다고 하고 집으로 돌려보내셨음.

근데 다음날 끝나고 잠깐 남으라고 하심. 그래서 또 겁먹고 있었는데

책상에서 동화책 한권과 그당시 내 나이치고 두껍고 줄도얇은 노트 하나, 누룽지 사탕 한알을 꺼내시더니

그렇게 책을 좋아하는걸 보니 나중에 훌륭한 작가가 될지도 모르겠다며 책도 열심히 읽고 일기도 꾸준히 쓰고 하다보면 꿈을 이룰수 있을거라고 웃으면서 말씀해주심.

비록 지금은 진로를 바꿔서 프로그래머가 되긴 했는데 ㅋㅋㅋㅋ

아직도 그 따뜻한 격려와 미소가 생각남... 사탕 맛도.. 그리고 선생님 성함도...

한만식 선생님 진짜 감사했습니다. 그 일기장에 일기 다 썼어요!! 지금 저 힘들때마다 꺼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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