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이니 소심하게 써야지 번아웃 스압

525670No.33932017.05.12 16:26

개드립 언니오빠들 안녕
여기 익게니까...

편히 대나무 숲처럼 써도 이해해줘
그냥 한풀이임


인생에 몇번 언덕이 있잖아
크게 수능, 취직, 결혼 등등


내 목표는 뭐든간 '전체'에서
중간 아니면 중상위정도 하는게 꿈이었어


음...근데 초반부터 좀 삐끗한거 같아


가정 상황이 안 좋아서
초등학교 때 부터 쭉 또래에들에게
좀 거지 취급을 받은게

자연스럽게 왕따나
지금 말하는 은따가 되어 버렸어


우선 또래관계에서도 그걸 극복한다고
무던히 독해졌던 것 같아

이 악물고 싸우고, 욕하면 맏받아치고
죽을 듯이 대들고.

지금 생각나는건 괴롭혔던 친구랑
흙까지 먹어가면서 싸운기억;

여자여도 날 지키려면
주먹다짐까지 가야했어 그게 좀 힘들었지

시간 지나니 좀 나아졌더라
고등학교 후반 쯤 되니까





근데 곧 고3 인거야
머리가 안 좋아서 3시간씩 자면서 공부한 것 같아

그것도 이 악물고 링겔 맞아가며...
결국 지저국 턱걸이로 대학을 가긴 했어

과정이 힘들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 곧 대학이고 곧 취직이니까

조금만 더 해서 능력있는 어른이 되자!
들떴던거 같아.




그러다가 취직을 하려니까...

나 사는 지역은 공무원 뿐인
작은 마을이어서 일자리가 하나도 없는거야
사람인 보면 편의점 알바만 뜨더라

심각함을 느끼고 결국 서울로 상경하게 돼



친척 언니 집
월세 대신 내주고 들어가서
서울에 있는 학원만 다닐 생각이었어

근데...친척 언니 남친이 생기더니

계속 눈치주더라...겨울날 밤 11시
넘어서 오면 안되냐고
그러다가 결국 내쫒김 당해



한 3개월동안
홍대 쪽 24시간 하는 카페에서 살고
ybm 화장실에서 씻고, 빨래하며
노숙했어.


그러다 보험사 비서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 남은 돈과 부모님 돈을 보태서
자취방 얻고...



그리고 1년동안 200개 이상의
이력서를 썼는데

거짓말 처럼 면접 연락도 없더라.


그러다 우연히 정직원으로 보험사 비서로
들어가 일하게 되었어

문제인건 분명 사람인,
계약서 연봉 2.800인데


내 통장에는 98만원 찍혀있는거
취업 사기였고,
나는 회사를 나오게 되었지

그 당시가 23살이었는데 내가 당한 일이
너무 크게 느껴진거야

막상 돈도 자취하니까
상상할 수 없게 들어버리고
다시 시골로 상경하게 되었어
.
.
.


역시 중소기업은 안되는구나 싶어서
스펙을 다시 쌓게 돼

간신히 아래를 맞추었어

특히 토익은 독학 하루 15시간 1년해도 안 되어서
다시 서울 학원가니 3개월만에 점수가 나오더라...

학점: 3.87 / 4.5
토익: 830 토스: (토익점수와 맞는레벨)
오픽:im3
컴활, 모스, 증권투자상담사,
전산세무2, 전산회계1


그리고 이력서를 1년 정도 썼는데
역시나 안되다가...

26 끝자락에
외국계 대기업 비정규직으로 들어가



근데 오빠 언니들은
사회생활 하니까 알잖아.
여초회사 진짜 답이 없는거...

자기들은 일하기가 곧 죽어도 싫으니
빡센 일은 다 비정규직 줘야지.
하녀처럼 대하는건 옵션이고

띠 동갑 이상의 상사가 능력이 없었고
직속 후임의 일을 가로채는
전형적인 사람이라 보호받을 수가 없었어

그래도 잘 버티다가

무거운 서류 옮기면서
허리를 한번 다쳐.
그래도 열심히 일했지



그러다 인생에 한번은 기회가 온다고
날 좋게 보셨던 상사가
외제차 회사 회계쪽에
면접 보라고 하더라.

한 1년 키우고 정규직으로 돌릴거라고
말 다해놨고 지인이라고.

그래서 면접을 보고 본사로 들어가게 되었어
그때가 28 후반이었지.



근데 분위기가 이상해
업무를 물어봐도 대답을 안해줘

더 물어보라고 하겠지...?

더 물어봐
그래도 안알려줘.



알고보니 그 지인이라는 사람은
전형적인 사람 쓰고 버리는 사람이었고
사람들간의 소문도 안좋더라.

어쩐지 이틀만에 서류를 집어던지더라..
어쩐지 업무 내용은 없고 시비만 있더라..
어쩐지 내가 새벽 5시에 퇴근을 하는구나...


심지어 이름모를 회사원이
새벽 2시에 찾아와

"그 자리 지금까지 4명 거쳐갔고
하루만에 도망친 자리에요"

한달 버티다가 안되겠어서 다시 퇴사했어
사실 힘들어서 퇴사한 것도 있었지만

내가 지금껏 무리를 했는지
왼쪽 팔에 마비가 온거야
28 후반에 나왔으니

곧 29살이 되었고 그간
운전면허, 남자친구와 살림합치기였어
(부모님 아심 오해 ㄴㄴ)


그리고 남친의 회사가 파주여서
그 쪽오니...여기도 회사가 없더라
파주->종로 왔다갔다하며

만료된 토익을 다시 쌓아올리는데도
그 점수가 안나옴 체력의 한계가 오고

조금만 피곤하면 렌덤으로 토하기 시작함.



슬슬 번아웃의 조짐이 보였음
이젠 뭘 하려면 몸이 힘들어서
어쩔줄을 몰라하는게 느껴져
그게 무서운거야

툭하면 마비증상이 너무 잘 왔고
허리며 무릎이며 나가서

걷다가 쪽팔리게 으악거리며 쓰러짐;
.
.
.

잠시 남자친구가
내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오락같은거 가볍게 방송하라고
아프리카 같은데서
공부와 취업에서 날 떨어뜨렸어

우선 해보라니 했고
난 반년정도 하고
시원하게 말아먹었어


그러고 보니 지금 나이 30에
돈 없는 여자가 되었어

물론 나는 다시 취직준비를 하고있고
연봉 후려치기에서 살아남으려
마음을 다지지만


슬슬 느껴와
이제나는 한계인거고

애초에 난 취직과 안 맞았던 거고
돈과는 인연이 없는거란걸


운명의 장난처럼인지 몰라도
될뻔하면 엎어지고
될뻔하면 엎어져

난 그냥 경제적인 것에서
만족보다는 -> 살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지
그런데 안되던걸


여자 나이 30에 뭘 바랄까.
다시 시작 하라고 해도
이젠 몸도 망가졌는데

가질 수 없는걸 가지고 싶어한다는 것이
왜 이렇게 슬플까

의욕이 안생겨

이게... 좀 쉬면 나아질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아니더라고
기가 막히게 눈치가 빠른 친구들이

"너 진짜 독했잖아, 쪼끔만 더 하면 돼'
'독기 서린 애 어디갔냐 기운내"

라고 기운을 주는데

사실 이미 다 타버린거 같아
무언가 성취할 의욕,
무언가 살아갈 의욕 이런건 없어

제 능력에는 이게 다였음

혹시
글 읽는 분들도
복구불능인 번아웃이 있어?
혹 해결 방법은 있어...?


그래도 여기는 익명이니까
여기에 소심히 한풀이 해야지
하며 쓴 글임

울적함
봄날이 올거 같아
열심히 기다렸는데

결국 오지 않았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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