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나의 상사.

540501No.368942021.10.22 22:51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0년 사회생활에서 상사는 늘 무섭고 밉고 꼴도 보기 싫었는데 이직하면서 아주 좋은 상사를 만났습니다. 너무나도 올바르고 도덕적이며 부하 직원을 아끼는 모든 직원에게 아버지 같은 분이셨어요. 직장과 상사 관계를 떠나 한 사람으로서 존경받아 마땅한 분입니다.
늘 부당한 일에 나서서 힘써 주셨고 부하 직원들의 실수도 총대매고 짊어졌던 책임감 강하신 분.
능력이 좋으셔서 더 좋은 회사로 스카웃되어 가셨는데 오늘 그 빈자리가 너무 크고 모든 서류, 모든 일마다 상사님의 손이 닿지 않는 게 없어서 직원들과 점심 먹다가 다 같이 울었어요. 축하할 일인데 너무 아쉽습니다. 분위기 메이커라 직원들이 다운되어 있으면 그 적막한 사무실에서 반주도 없이 춤추시며 가사에 직원들 이름을 맞추며 노래를 불러주셨던 나의 상사.
부디 새로 가신 곳에선 여기보다 덜 힘들고 돈도 더 많이 받으시며 사랑받고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30년의 노하우를 밤새 책으로 만드셔서 직원들에게 주고 가셨어요. 서로 내가 갖겠다며 실랑이 하다가 순 번 정해서 돌려 보기로 했어요. 오늘 알게 된 얘기지만 사장님께서 번창하고 계셔서 상사님께서 어차피 관둘 마당에 주제 넘는 소리좀 해보겠다며 사장님께 직원들 보너스좀 주라고 우스갯 소리로 말씀하셨는데 사장님께서 좋다고 하셨다네요. 이 얘기도 오늘 사장님께 들었어요. 호탕하고 바른 직원이 떠나서 사장님도 아쉽다고 하시네요. 너무 소중하고 그리운 마음에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주절주절 떠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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