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문해력 낮다는 글 보니 생각난 일

162930No.382302022.01.04 11:26

저는 책을 꽤 많이 읽었거든요

초딩때는 학교 도서관 박혀서 책읽었고 중고딩때도 못해도 평균 하루 한권씩 장르가리지 않고 매일 읽었었어요

부모님이 엄해서 학교끝나면 집에 바로 가야했는데 기껏 저지른다는 비행이 부모님 말 어기고 동네 서점에서 책 둘러보는척 책한권 읽고오기였을 정도로요.(요즘엔 민폐인지 모르겠지만 그때 그 동네서점은 비닐포장 책 아니면 맘대로 읽어도 됐습니당)

물론 성인돼서는 e북으로 만화책 위주로 봅니다만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1~2년 전에 지인이 저에게 진지하게 어려운 단어를 쓰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내가 언제?? 하니까 왜 모르는척 하냐고 해서 저도 진지하게 내가 어떤 어려운 단어를 쓰냐고 하니 예를 들어주는데

- 이 음식 먹으니까 '미뢰'에 감각이 없어지는 느낌이야

- '봉건제도' - 뭔 말하다가 썼는지는 모르겠어요

- '풍광'이 살아있다

- 니 생각은 어떨지 몰라도 난 그냥 '선처'는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해

- 그 외에 '청사진', '마녀재판', '산도(신맛의 정도)' '사장되다'등등요

-이거 말고도 그 게시물에 나왔던 '간헐적이다' '적확하다' 이런 비슷한 표현을 일상에서 쓰지 말라고 해서 왜냐고 했더니

제가 잘난척하는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다른 쉬운 말도 있는데 왜 그걸 쓰냐구요. 마치 미국 1년 살다온 사람이 말마다 영단어 섞어쓰는 느낌이라고...


저는 매우 억울했습니다. 저한테는 그 단어의 느낌이 더 정확한 용도로 느껴졌고 딱히 잘난척하려는 것도 아니고... 좀더 정확한 뜻을 담아 강조의 의미로 쓰려고 한거지 절대 잘난척하는게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혹시 모르더라도 문맥으로 파악도 되지않나 싶었구요. 그래도 안쓰려고 노력은 했어요.

근데 여전히 굳이 내가 아는 단어이고 안쓰던 말도 아닌데 일상에서 쓰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 지인 말고는 그런 얘기 해준 사람도 없었고 뜻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도 못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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