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코난과 김전일이 없어서 치안이 좋으니까...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대낮주터 낮잠에 취해있을 무렵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음들이 들렸다.
이미 잠이 깨버려서 다시 잘 수 없는 터, 무가운 몸을 이끌고
어떤 호쌍새가 나의 단잠을 깨웠는가 괘씸하여 거실을 서성거리며
창밖을 통해 이웃집 손님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사람은 내가 잠들기 전 이웃집에 도착해 차고 문을 열어달라며 크락션을 빵빵 울려대던 그 호쌍새였다.
참고로 미국에서 크락션을 울리는 행동은 매우 예의없고 불쾌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 어여쁜 호쌍새가 두리번 거리길래 어떤 꿍꿍이가 있느 지켜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집 주변 화분에 꽂혀있던 작대기를 뽑더니 타고 왔던 차의 문을 간단히 따서 문을 열어버리니 차량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마치 익숙하다는 듯이 차량 보닛도 열어 경보를 끄는 행동이 의심스럽기 시작했다. 우리 중 누가 차를 저렇게 쉽게 열고 경보를 끌 수 있을까?
잠도 설쳐서 기분이 안좋은데 어디 고생좀 해봐라 하고 911에 신고해서 인상착의를 알려주었다.
내가 신고한게 들통나서 해꼬지를 당할까 모른척 가족들과 식사하며 기다리길 15여분, 경찰이 살며시 도착했다. 우리집과 시청은 5분도 안걸리는데 역시 느린 공무원들..(경찰서, 법원은 보통 시청 옆에 있음)
문제는 이 경찰이 30분이 지나도록 돌아가질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집은 막다른 골목이라 반대로 나가는 길이 없는데..
궁금해지기 시작하는 찰라 이번엔 구급차가 지나갔다.
궁금증이 폭발해서 뒷마당에 나가 조심스래 살펴보는데 경찰이 온 차를 다 수색하고 구급대원은 그 사람을 앉혀두고 뭔 검사를 하고 있었다.
이미 옆집 아줌마 아져씨는 음료를 홀짝이며 구경하고 경찰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슬그머니 가서 옆집 아주머니께 무슨일인지 여쭤봤더니..우연찮게 마약딜러를 검거했다고 했다. 그것도 작은 양이 아니라서 이 근방을 경찰이 죄다 막아 나가려고 했다가 못나가고 다시 돌아오셨댄다.
어우씨..느지막히 오셔서 미워했지만 대신 큰 실적 올리게 해준걸로 비긴셈 치자..
한 두세시간이 흘러 경찰과 구급차는 돌아갔다.
혼자 킼킼대며 좋아하던게 사라질 무렵. 이틀 후 출근하기 위해 천천히 집을 빠져나가던 중 엄청 수상하게 생긴 시꺼먼 깡통밴이 골목 근처에 주차해있었다.
아 씨 저건 뭐지 하고 천천히 지나가며 운전석을 살짝 흘겨봤더니 운전수는 제복을 입고 어깨엔 (Police) 마크가 있었다. SWAT가 중무장한 차량만 봤는데 잠복 차량이...더 수상해!!
아무래도 경찰은 바로 옆 학교 마약 공급책을 검거하여 유통했던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작전을 펼친것 같았다.
911신고는 매 분기 어떤 사건이 접수되었는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할 만큼 얼마 되지 않은 사건이라 정확히 어떤 작전을 했는지는 기다려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한달여 전. 제가 겪은 사건입니다.
시꺼먼 밴은 제 블랙박스에도 찍혀있는데 진짜 수상해보여요ㅋㅋ

밤중에 집가려고

폰 보면서 걍 걷는데
같은 방향가는 여성분들이 힐끔힐끔보고
날 뭔짓하는 사람인줄 알고 의심(?)하는 기분이 들때마다 넘나 슬퍼요

걍 빠르게 앞지르자 싶어서
속도 올려서 앞지르면 긴장한채로 처다보는거 다 보이거든요?
증말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