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아주머니.txt

개드립No.71832012.07.2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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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추웠던 몇해전 겨울



난 춘천에 있는 언니를 만나기 위해 청량리역 엘 가야했다



추운 날씨탓에 통행이 많질않아 생각보다 너무일찍 역에 도착했고 마침 점심시간이기도 했다



택시에서 내려 표를 끊으러 다녀온 짧은 거리에도 내 온몸이 얼어버린갓같아 따스한 국물 한그릇이



그리워 역근처 한 국밥집으로 들어갔다





몇명의 손님들이 국밥에서 피어오르는 온기로 몸을 녹이고 있었고 나역시 한 반그릇정도 먹고있을쯤



두터운 코트하나 걸치지 못하신 허름한 차림의 반구부렁이 할아버지 한분이



국밥집문을 무겁게 열고 들어오신다





그런데 빈자리도 많은데 앉질 않으시고 아들뻘도 못한 주인한테 무언가 사정을 하신다



그때 국밥값이 5000원정도였던것 같은데 할아버지 손에는 구겨진 천원짜리 두장이 있을뿐이다



그 돈을 주인에게 내밀며 2000원처치 국밥만 좀 팔수 없냐고 애원을 하시는데 이런사람들에게 너무



익숙해진 주인이였는지 그렇겐 못하니 다른곳에 가시라고 메몰차게 할아버질 쫒아내려한다





울 돌아가신 아버지가 갑자기 생각나 할아버지 국밥값을 내가 내려고 막 일어나는 찰라 카운터 근처



앉아있던 한 아줌마가 먼저 일어나셔서 주인한테 한소리 하시더니 자신이 국밥값을 낼테니



할아버지에게 국밥을 드리라고 하신다





아주머니 옆에 앉으신 할아버지는 당신의 딸 뻘한 그 아주머니에게 몇번을 고맙다하시며



고개를 조아리신다



그때 아주머니가 물으신다



할아버님께서는 왜 이 추운날 돈도없이 어딜가시는거냐고?



그랬더니 서울에 사는 딸 만나고 가는길이라고 하신다..





처음엔 그 딸이 너무 꽤씸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어쩌면 정말 아버지한테 돈만원도 줄수없는



형편이였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했다



만약 그렇다면 이렇게 밖에 돌려보낼수 없었을 딸 마음은 얼마나 찢어지게 아팠을까...



또 그렇게 살고있는 딸을 보며 빈 손으로 묵묵히 기차역을 향해야 했을 할아버지마음은



또 얼마나 아팠을까..





이런저런 생각중 아주머니가 자신은 이제 기차시간이 다 되었다면서



지갑에서 이만원을 꺼내 할아버지께 드리며 무사히 조심해서 상경하시라고 하더니 일어나셨다



완강히 아니됀다고 거절하시는 할아버지의 주름진 손에 돈을 꼭 잡아주시며



불효만 한 돌아가신 제 아버지에게 드리는 용돈이라고 하시며 문을 열고 나가셨다





몇몇안돼던 고객들도 인정머리없던 주인도 모두 아주머니의 행동에 적지않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였다



나역시 왜 내가 먼저 손을 내밀지 못햇던걸가 하는 자책을 하면서 카운터에 할아버지에게 드리라고



돈만원 두고 나왔다



내 문밖의 겨울은 더 추웠지만 할아버지의 국밥집 문밖은 좀 더 따스해졌으리라 믿으며



나도 기차를 향해 걸음을 옮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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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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