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54068No.42082017.06.11 14:37

일단 전 남성입니다.

게임을 하는데 어쩌다가 한 여성분과 친해졌습니다. 목소리가 정말 이쁘신 분이였어요. 스트리머인가? 한번쯤 혹하게 되는? 그 정도였죠. 친구 표현으론 녹여준다였어요.

슬슬 헤어질 시간인데 여성분이 카톡 아이디를 요구하시더라구요? 넷상에서의 연락처 교환은 위험하다고 보지만 카톡 아이디 정도는 뭐...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이런 관계에 있어서 이 분이 더 철저한 느낌이었어요.

그럼에도 상대가 요구하니 나 제법 신뢰 받고 있는걸까. 하고 내심 좋았습니다. 거기다 전 목소리 좋은 사람이 정말 좋거든요!

속으론 나름대로의 브레이크를 걸고 있습니다. 일단 성격상 잘되보잡시고 작업을 걸거나 인연을 이어가려고 각별한 노력을 하지 않는 타입이에요. 아무리 목소리 좋고 외모 이쁘고(프사)해도 만날 일은 없고. 게임 외의 목적으로 대화할 것 같진 않았습니다.


그래서인가 상대가 먼저 오늘 게임하시나요. 연락주세요. 아쉽네요. 같은 선톡이 올때마다 '엥?' 싶었어요. 그냥 굳이 연락안해도...어차피 게임 상으로 마주칠텐데. 같이하면 재밌고 쓴소리 안들으니까(발정난 남성플레이어들이 많기도 하구요) 좋다고는 하는데...

사실 저는 와 나 제법 괜찮은 놈으로 인정 받고 있는게 아닐까? 하고 들떴습니다. 게임에서 분노 썩히는 편이라 이런 반응이 너무 반가웠거든요.

어쩌다보니 게임 외의 이야기도 하고 다음 만날시간 정해두는 등 아무튼 맥락은 좋았습니다.

그렇게 몇 주 있다가 갑자기 그 게임을 접는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몇몇 짐승들의 다굴 때문이었어요. 속으로 꽤나 아쉬웠어요. 이렇게 또 한 유저가 유저때문에 그만두는 구나. 심각성을 알고 있으니 서로 쿨하게 그동안 고마웠다 재밌었다 덕담 나누고 마지막엔 차단하겠다고 하시더군요.



근데 이게 뭐랄까.... 아쉽다를 넘어서 차단 당한 것 자체가 왠지 부정된 듯한 느낌이랄까? 뭔가 마음 한 구석에서 묘하게 찜찜했습니다.

참고로, 이분에게 연애감정을 품었다던가 차단한 게 무례하다라던가 그런 걸 말하려는걸 아닙니다. 오히려 저도 차단하는게 맞다고 봐요. 목적은 아무튼 게임 팀플레이 였고 게임을 그만둔 이상 서로 연락할 이유는 없죠.

다만...아니다, 그냥 미련이 있어 그런걸까요..어제까지만 해도 재밌다가 갑자기 차단합니다. 이러니 너무 칼같은 반응에 조금 실망한 걸까요. 아직도 사사로운 인연에 얽매이는 걸까하면서 제법 착잡했습니다.


그리고 접은 당일날 바로 복귀하시더군요. 다시 시작해서 차단 풀었다고. 친구말 듣고 갑자기 여태까지 게임한 게 아쉬워서 돌아왔다고.

어쨌든 같이하면 재밌는 사람이 돌아왔으니 기쁘긴 했는데 묘하게 갸웃했습니다. 차단 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가 이런 기분을 들게 만드는걸까요...예민증이 도진걸까요. 쿨하지 못하네;;


아무튼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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