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부모님은 어땠나요?

248438No.172072019.03.02 16:50

안녕하세요?
말 그대로 여러분의 부모님은 어땠나요 / 어떤가요?

저는 가족 때문에 많이 우울한데,
사실 다들 아픈 일 없는 집은 없을 거잖아요.

제가 엄살이 심한 걸까요?
가족은 가장 위안이 되는 사람들이라는데
그냥 TV속 이야기인가요?
보통의 가족은(?)서로를 어떻게 대할까가 궁금해서
이렇게 여쭤봅니다ㅠㅠ

밑에는 제가 왜 이런 걸 여쭤보게 되었는지 적은 ㅠㅠ
제 이야기고요 스압주의....
다 안읽으셔도 좋으니 본인 부모님 자랑 / tmi / 원망
달아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ㅠㅠ

(긴글주의...그리고 음슴체로 쓸게요)

30대초반 여자임
본인은 본인이 금수저라고 생각함.
엄청 부자는 아니지만 살면서 돈 부족해본 적 없으니
그냥 금수저인걸로
부모님 둘다 sky나오시고 엄마 공기업 아부지 공무원
현재는 두분 다 꽤 고위직이심
특히 아부지가 엄청 승승장구하심
4살 아래 남동생 하나 있음

본인은 중학교 2년 정도를 외국에서 보내고
특례 없이 그냥 빡공하고 수능봐서 연대 경영대 감.
좋은 성적이야 아니었지만 졸업하고 (평점 B+...)
삼성전자 취직하고 5년정도 다님.
결혼도 되게 일찍 고연봉 남편이랑 했고
이 사람은 내 이상형보다 잘난 인간임;;;
회사 다니는 거 힘들어해서 그만두게 해주기까지 함.
모은 돈도 꽤 됨... 밝힐 수는 없지만
통계청에 보니 우리나라 50대 평균 재산 넘음.
누가 봐도 잘 살아야 되는데 우울해서 자해시도함 ㅠ
나 왜이럼......

부모님 두분 다 업무 강도가 높아서
입주 어머니 손에 자랐고
부모님은 자주 못봤는데 볼 때마다 혼만 남
이런 집 류 뻔한 시나리오임
공부 좀 하신 분들 머리 받고 태어나서 그런지
초딩때도 받아쓰기 안틀려보고 그냥 쭉 성적 좋음
하지만 나 볼때마다 한숨 푹푹쉬심.

초2때인가 그때는 학원비 현금으로 봉투에 담아서
카운터에 드리던 때였거든.
한 번은 학원비 내려는데 카운터에 아무도 안 없길래
그냥 카운터에 두고 집에 왔음.
근데 그거 엄마가 듣더니 극대노하며
넌 돈이 무서운거 알아야 한다고
천장까지 닿는 대나무 들고와서 팰려고 하고
입주 어머니가 말림;;;; 나는 당연히 질질싸며 울고
그 때는 뭐가 잘못된 줄도 몰랐고
지금 나이 먹고 생각해도
애가 순수해서 그럴 수 있지 않나...? 싶은데

초6때 아토피가 생겨서 오돌도돌한 좁쌀같은게
손등 가득 돋아남. 가렵기도 하고.
엄마한테 보여줬더니 니가 안씻어서 그런거래.
그 때는 아토피 개념이 없었다고 하지만
그게 애한테 할 말인가 싶음 ㅠㅠ 걱정 안되나?

아부지가 더 가관임.
중1때 엄마가 외국에서 근무할 일이 생겨서
엄마만 일단 먼저 외국에서 출근하고
아부지 동생 나는 나갈 준비하면서 한국에 있을 때임
하루는 외식하고 아부지 혼자 한잔 하고 돌아오는데
엉덩이 만지면서 돌아오심...
너무 무서운데 말도 못함

그 이후로 아부지 술만 마시면 피해다님.
FPS도 아니고 아부지한테 뒤를 보이면 안됐음.
엉덩이 만지니까.
아무리 초긴장상태로 엉덩이를 방어하더라도
손님이 집에 왔다가 나가실 때 배웅하려면
혹은 외할아버지 팔순 기념사진 찍으려면
아부지랑 나란히 서야하지 않겠음?
귀신같이 만지고 감.
외할아버지 팔순잔치 때 대1이었는데 집에와서 쳐움.

대학교 2학년 때 아부지한테 터뜨림 결국.
그 때도 공부 못한다고 욕 들어먹고 있는데
술마시고 엉덩이나 만지는 딸이 뭐가 소중하냐는 식?
으로 대들었던거 같음.
나중에 엄마 통해서 들은건데 나보고
어떻게 부모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더랔ㅋㅋㅋ
나만 미친년행

친아부지가 술먹으면 엉덩이를 만지는데
외간 남자들이 근처에서 단체로 술먹고 있으면
나는 얼마나 공포스럽겠음?
뒷풀이 술자리 이런데서 혼자 식은땀 뻘뻘흘림
어울리지도 못하고

나를 부끄러워하고 못 미더워하는 건
취직한 후에도 똑같음.
회사 욕하면 저런 불경한 년 소리듣고
회사 다니느라 건강검진 결과가 나빠져도 불경한 년

웃긴게 그렇게 내가 하는 거 한번을 못 미더워하곤
결혼식 준비하면서는 자식 인증하려고 난리더라?
영상 만드는 거 좋아해서 결혼식 영상 직접 만드는데
돌 사진, 부모님이 키워주는 영상을 넣어야 한다느니
청첩장 멘트는 “부모님이 낳아서 곱게 키운...”
어쩌고 써야 한다느니. 물론 다 씹음
피로연 의상에 돈 쓰기 싫어서 (40만원;;;)
그냥 정장 원피스 입고 인사다니겠다고 하니
또 멍청하고 생각 없다고 욕 들어처먹었음
결혼식 전날까지도 욕먹고 쳐울고
눈 안 떠질만큼 부어서 결혼식장 들어감.

여기까지 그냥 다 넘어가려고 했음.
남편도 가족 상황 다 알기는 했지만
최소한 남편 앞에서라도 썩 나쁘지 않은 가족처럼 보이고 싶었음
엄마는 어느정도 남편 앞에서는 화목한 척 해줌
하지만 아부지란 놈은 정말 끝까지 감.
명절에 가서 엄마 동생이랑 인사하고 거실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면
방에서 쳐박혀 있다가 갑자기 나와서는
인사 똑바로 안한다고 승질냄.
지금 결혼한지 4년차라 이거 x4년째 반복중.

지난 구정때 갔다가 ㅋㅋㅋㅋㅋㅋㅋ
또 승질내겠지 싶어서 보는 앞에서 인사했더니
90도로 인사 안한다고 승질냄.
그 때 그냥 빡 돌아서 신발 인사 받으라고
방바닥에 머리를 개쎄게 박음.
아랫니 깨짐.
이상형보다 잘난 남편이고 뭐고
그냥 그 때는 부끄러운 딸년이 뇌장애인 되는 모습 생중계해 드리고 싶었음.

그리고 그 이후로 쭉 우울함.
부모가 부끄러워하는 애가 뭐가 되겠어
부모도 부끄러워하는데 모두 나 무시하고 깔보겠지
나도 나 믿어주는 부모 갖고 싶다
이제 내가 부모가 될 걸 생각하는 나이이다 보니
더 그럼... 괜찮은 가족은 어떻게 생겨먹은 거임?
원래도 패배 의식이 강했어서 친구도 진짜 친한 애 몇밖에 없는데
그 사람들 보러 나가기도 두려움.
나 깔볼 거 같음. 그 괜찮은 친구들이 왜 날 만나.



혹시 다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ㅠㅠ
이렇게......
지금은 어디 밖에 나가기도 싫고
그냥 히키코모리화 되는 중이에요......한심.

위로나 일침이나 조언보다도 그냥 본인 가족 얘기 좀 해주세요
ㅠㅠ 어떤지 듣고 싶어요 다양한 케이스로
미리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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