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비와서 맥주한캔 깠어요

852041No.361322021.09.07 00:00

저 나름 꽤 힘들게 살았었어요

어릴때는 아빠가 주식 빛투에 집 담보로 완전 망해서 부모님 별거하고 빚쟁이한테 쫓기고 기초수급자 돼서 급식카드 들고 음식점 기웃거리고

그와중에 가정은 화목하지도 않아서 아빠의 의심증때문에 엄마는 물론 저도 하지도 않은 온갖 일로 뺨맞고 욕듣고

그러다가 대학다니면서 집에서 나와 살다가 고삐가 풀려서 그런지 뭘 몰라서 그런지 대학 다니던 중에 속도위반을 해버려서 결혼식도 형편상 못올리고

시댁 들어가 살다가 일반적인 시집살이도 아닌 시어머니의 사이비종교 믿음때문에 남편이 기껏 벌어오는 돈도 다 뺏겨서 못모으고 제대로 정기검진도 못받게 방해받고(시어머니가 병원보다 종교에 바친다고 다 뺏어갔음) 출산할때도 정말 힘들게 낳았어요

그러다가 결국 분노가 조절이 안될지경까지 와서 어느날 작은 일을 계기로 시어머니에게 소리소리 지르고 시댁을 뛰쳐나왔어요

남편이 몇주후에 같이 나와서 월세방 얻어서 저희 가족끼리만 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산후우울증인지 그냥 우울증인지 심하게 와서 자살시도도 해보고 우울증이 심해지니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픽픽 쓰러지고 살도 지나치게 빠지고

이러다 애한테까지 영향가겠다 싶어 신경정신과도 다녔었어요

그러다 남편 권유로 알바부터 일 시작하고 대학도 다시 복학하고 학원도 다니고 전공살려서 일 시작했는데

우울증이 일하면서 제 가치를 찾게되니까 점점 나아지더라구요

그래서 이제 멀쩡하게 살아요

애는 벌써 초등학생이고 주변에서 애 일찍 키워놔서 좋겠다 소리 들으면서 일도 열심히 하고... 퇴근할때 애가 엄마왔다고 춤추고 안아주면 너무 좋아요 ㅋㅋ

이젠 빗소리 들으면서 맥주도 먹는 여유가 생겼네요 ㅋㅋ 물론 빠졌던 살도 행복해진만큼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요. ㅋㅋㅋ

결론은 행복하네요 ㅋㅋㅋ 진짜 우울증 심할땐 화장실가고 뭐 먹는것조차 스스로 하지 못할 지경까지 갔었는데 그땐 정말 1분뒤도 두려웠어요. 그런데 살다보니 제곁에 그때는 몰랐지만 좋은 사람들이 남편포함 많았었던것도 알았고 이런 평범하고 행복한 날도 오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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