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의 심리가 궁금해요.

778229No.422272022.09.05 15:58

안녕하세요?? ㅎㅎ
이해가 안가던 전남친의 행동이 종종 생각나서 결국 글을 쓰게 됐습니다. ㅎㅎ

전 남친과는 결혼 이야기가 오고 갔고 상견례, 결혼식장 예약까지 다 했다가 파혼하게 된 사이었어요.
그런데 본격적으로 결혼 준비하기 전, 서로 결혼하자고 동의?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서로의 부모님께 몇 개월 뒤에 인사드리러 가자 하고 이야기 했던 상황)

남자가 술을 좋아했는데, 술에 좀 취하면 저에게 전화해서 너랑 정말 결혼 하고 싶다. 결혼 하고 싶은 이유를 열가지도 말해줄 수 있다. 이러면서 실제로 열가지를 말하더라구요.ㅎ 이런식으로 꽤 여러번 주정 아닌 주정을 부렸던 사람이었어요.

전화 받으면서…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뭔가 애매모호 했어요. 술에 취해서만 결혼 하고 싶다고 강조아닌 강조를 하고 행동은 결혼 진행에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기도 했고… 반복적으로하는 그 말들이 진심으로는 와닿지는 않았거든요.

결혼 준비 들어가면서 알고 보니. 사소한 것에서부터 재산 상황, 월급, 가족관계에 대해서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왔던 친구였고, 끝까지 거짓말과 변명만 듣다가 헤어졌습니다. 그 친구가 했던 거짓말 중 본인이 먼저 고백한것은 단 한가지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짓말이 들통나면 파혼하게 될 것을 알고 있었던 거 같고 결국엔 저와 결혼이 성사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었던 거 같기도 해요.
결국, 진심으로는 저랑 결혼할 생각이 없었던거 아닐까 생각이 들고요. (근데 또, 저랑 결혼식장 보러다녔을때 행복했다고 다른사람에게 말한 적도 있긴해서 뭐가 진짜인지… ㅎㅎ)

덧붙이자면, 제가 결혼을 저혼자 밀어부쳤다거나 강요하지 않았어요. 좋으니까 우리 결혼할까 했던게 진행됐던 거였고. 난 결혼은 꼭 해야돼 하는 가치관도 아니었어요.

시간이 좀 흘렀는데, 종종 그 주정이 생각나요. 무슨 심리로 그런 전화를 했을까요? 무슨 생각으로 저랑 결혼을 진행했던 걸까요? 본인이 했던 거짓말에 대한 죄책감이나 혹은 들켜서 비난 받을 것을 피하고 싶어서 그런 전화로 너를 많이 사랑한다고 강조한 것에 지나지 않았을거 같기도 하고. 거짓말을 감추다가 상황에 이끌려서 결혼을 진행했던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냥 종종 잠깐씩 생각나요. 시간이 더 지나면 완전히 떠올리지 않겠지만. 얼마나 비겁한 성격이면 저를 그렇게 힘들게 했는지. 아.. 제가 많이 힘들어 했던걸 잘 몰랐을 수도 있네요. 이 핑계 저 핑계에 거짓말하는거 보면서 딱히 화내거나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믿어주고 싶기도 했구요. 저도 그 친구의 거짓말들이 드러나는게 두려웠었거든요.

ㅎㅎㅎㅎㅎ 짧게 질문만 하려고 했는데 주저리 주저리 다 적었네요. 그래서 질문은 그런 전화를 왜 했을까요? 왜 결혼하려 했을까요? 입니다 ㅎㅎㅎㅎ 혹시 그 심리를 아실거 같으신 분 계시면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안계시면ㅜ ㅋㅋㅋㅋ 뭐 이렇게까지 속마음 털어놓는적 없는데 익명이라 좋네요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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