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 결혼해서 남편만 믿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로 올라왔는데. 남편은 일로 너무나 바쁘고 월급은 너무 쥐꼬리만하고 그치만 가오때문에 시댁에는 월급을 부풀려말해서 시댁은 우리가 여유로운줄 알고..그런 시댁에 월30씩 드리고.. 남는건 생활비40만원.. 대구에서는 번듯한 직장 다니다가 서울로 오니 내 경력은 암것도 아니어서 날 써주는 사람이 없더라는..
그래도 열심히 찾아서 근처 만화까페에 알바로 취직. 사장이 여자였는데 맨날 하는 말이 "너도 열심히 살면 나처럼 개포동에서 살 수 있어!"그러고서는 일은 많이 시키고 잔소리에다가 급여도 최저시급보다 더 적게 주고.. 그래도 안하는 것보다 나아서 계속 일을 했다. 월드컵때 묵묵히 일하고 있는데 바깥에서는 함성이 들려오고 가게엔 손님 한명도 없고 보고싶지만 가게엔 티비도 없어서 볼수도 없고 막연하게 나도 보고싶다..이러면서 가게입구에 우두커니 서 있으니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다.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보면서 골목길 암도 다니지 않고 멀리서 "대~한민국"클렉션 소리와 함성소리를 메아리처럼 들으면서 "난 왜 여기있나.."하다가 힘내자.암생각하지말고 열심히만 살자.라고 다짐했다.
몇달만에 급격한 체중감소와 위경련으로 쓰러졌지만..
그래도 그때가 생각난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그냥 힘들었던 시기.

후회하고싶지 않지만
사는게 너무 힘들다 ㅠ

그립네요.. 난 진짜 언제 이렇게 나이든거지?
나는 아직도 실내화주머니 휘두르며 학교에 갈것 같고, 하교길에 아폴로나 생강엿 빨며 집에 갈것 같고,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디즈니 만화동산을 보고, 한지붕 세가족을 보고, 전국 노래자랑을 보고 영심이나 은비까비를 보다가 조금씩 깊어가는 오후 햇살을 보며 내일 학교 가기 싫다..그럴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게 가기 싫던 학교가 너무 그립네요.
꿈을 꾸면 저는 여전히 학교 꿈을 꿔요.
돌아가신 엄마 아빠가 제 곁에 계세요.
꿈에서 깨고나면 너무 허무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