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코난[수정] 12-26 23:05 18.12.26 23:03
비슷한 썰 하나 풀고 갑니다.
꽤 장문이 될테고 비위 약하신분은 여기서 뒤로가기 누르시기 바랍니다.
제가 겪은 실화인데 현재 그 집이 재개발 확정되어 2층 전세 한집 빼곤 세입자분들 다 나가셨네요.
때는 바야흐로 2015년 9월 초..수원시 세×동.
저희 부모님 명의로 된 집인데 총 9세대가 살던 집이였지요. 반지하 원룸 3세대, 1층 원룸 3세대, 2층 단독 전세 1세대, 2층 2룸 1세대, 원룸 1세대..30여년 된 건물이라 엘베따윈 없습니다. 구조를 위해 설명드렸는데요. 제가 101호 원룸에서 지내면서 건물에서 나오는 재활용 쓰레기 정리 및 쓰레기 배출, 건물 곳곳 청소를 도맡아 하고 있었지요. 부모님은 근처 다른시에 따로 사셨구요. 다시 기회드립니다. 비위 약한분들 뒤로가기..
9월 초 즈음 301호에 막 이사온 유아 둘 키우시는 부부 4인가족이 이사오셨는데 복도에서 음식물쓰레기 악취가 난다고 청소좀 해달라는 겁니다. 옥상 올라가는 계단쪽에 빗물 배수구가 있었는데 수평이 안맞아 복도 창문이 열린채로 비가 오고나면 간혹 물이 고여 곰팡이가 피기도 했었지요. 그래서 그런가보다 하고 세제 가지고 올라가 빡빡 문질러서 물청소 깨끗히 하고..그러고 몇일 흘렀습니다. 또 전화가 와 냄새가 너무 심하다고 무슨 조치를 취해주든지 하라고 연락이 왔더랫죠. 그래서 302호에 사시는분에게 전화를 걸어 혹시 현관문 안쪽에 냄새나는걸 두셨나 싶어 전화를 걸어보기도 하고 초인종도 눌러보았는데 응답이 없더군요. 혼자사시는 69년생 남자분이셨는데 월세도 따박따박 안밀리고 불미스러운 마찰없이 있는듯 없는듯 조용히 사시는 그런분이셨어요. 그러고 그 다음날 다시 찾아가서 초인종 누르고 인기척 없길래 현관앞에서 통화를 걸었습니다. 근데 집안에서 벨이 울리는거 아닙니까? 그때부터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노크를 강하게 여러번 하고 전화도 몇번 더 걸어보았는데 도통 인기척이 없길래 결례를 무릎쓰고 현관 옆 작은 쪽창문을 슥 열어보았는데 창문이 안잠겨 있더군요. 그때 창문을 열어 본 장면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는데요. 현관에서 대략 3~4미터 앞에 등을 위로 보인채 나체로 쓰러져있는 성인남자분이 보이더라구요. 시각적으로 먼저 형체가 다가왔고..놀래서 뒤로 물러나서 상황을 추스리는 그 1~2초 사이에 냄새가 확 밀려나오는데 그 냄새를 아직도 기억합니다. 예상하신대로 시체 맞구요. 놀란 가슴에 다시 눈으로 확인한 후 1층으로 내려오며 떨린손을 부여잡고 112에 신고했습니다. 신고한지 10분~15분정도 되서 경찰 두분 오셨고 바로 1분도 안되어 119 출동하셨고..그뒤 1시간 조금 넘어 과학수사 하시는분들 오셨는데 수사라기보다 사체수거를 위해 오신거 같더라구요. 사인은 샤워 후 나오면서 급성심장마비온거 같다더라구요. 에어컨을 켜둔채로 사고를 당하셔서 사고일시는 추정하기 힘든데 보름에서 한달정도 되보인다 하셨네요. 에어컨을 켜놨음에도 부패는 아주 많이 진행된 상태라 고체반 액체반이였습니다. 지퍼달린 대형팩? 가방에다 담아서 1층으로 두분이서 들고 내려가셨는데 계단 곳곳에 진액을 다 흘리고 가셨더라구요. 사체가 수습된 후 악취속에 복도 청소 다 하고..302호는 그대로 몇일 방치해 두었습니다. 범죄가 아니라 그런지 폴리스 라인테잎은 붙이지 않았엇구요. 경찰쪽에서 부모형제 다 수소문했는데 여동생 한명 연락된다며 통화해보라 해서 통화했는데 모르는 일이니 알아서 하라그러고 유품도 다 버리라 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와서 치우든지 비용을 달라고 했더니 남남이라며 전화 끊더군요. 그러고는 1시간 정도 흘렀나 다시 전화와서 보증금 얼마 들었는지 묻더라구요. 어이가 없어서 무슨말인지 알았으니 정리하는 비용 빼고 나머지 금액 이체 해줄테니 계좌 찍어주라 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그 문제는 일단락됐습니다. 301호 이사온 가족분들은 계약 물르고 이사비용 200 받고 이사가셧어요. 문제는 그 후 입니다. 부모님이 그집 치워서 세입자 받을 수 있겠냐 한번 치워봐라 해서 몇일 뒤에 저 혼자 가서 슬슬 치웠네요. 도배 장판 다 벗겨내고..냄새 날려보낼려고 보일러 몇날몇일 가동시키고 물청소 몇번씩 하고 다시 보일러 몇일 틀고..도저히 냄새가 빠지지 않는겁니다. 싱크대밑이랑 현관프레임 사이사이에서 본 구더기가 과장없이 한 5~6천마리 되는데 절반은 말라죽어서 밥풀때기 뻥튀기같이 널브러져잇고 현관 프레임 사이 구석구석 물호스로 쎄게 수압으로 수백번을 쏴도 계속 구더기가 나오더군요. 복도에 있는 보일러 배관이 보온재로 싸져있엇는데 그 안에도 버글버글....다 분해해서 청소하고..아무튼 어찌저찌 외관상 청소는 말끔히 했는데 냄새는 도무지 빠지지 않더라구요. 최후의 방법으로 몇일 간격으로 재래시장에서 말린쑥을 잔뜩 사다가 이삼일 간격으로 양철통에 넣고 방안에서 태웠습니다. 한 4차례인가 할때까지는 냄새가 안빠지는듯 하더니 완전히는 아니지만 냄새가 조금씩 빠지더군요. 그러고 한 몇달 301호와 302호는 그대로 방치해 두었고 겨울에 쑥 한번 더 태운 후 도배장판을 다시 다 했드랫죠...부모님이 집을 사람없이 오래 비우면 안되고 나쁜기운을 나가게 하려면 사람이 살아야 한다며 301호는 제가 와이프랑 들어가 살고 302호는 제 동생이 들어가 살게 되었더랫죠. 동생은 지방에서 직장다니다 올라와 그 사실을 모른채 한 1년 살다가 제가 얘기해뒀더니 기겁을 하며 엄마한테 따지러 갔었습니다. 엄마가 꼬드겨서 302호 이사왔었거든요. 사고현장 치우는 과정이 몇일 걸렸는데 글로 옮겨 표현하는데는 다소 역부족이지만 아무튼 대단한 역겨움이였습니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기억..
당시 50도 안되는 남자분의 고독사 이야기였습니다..
저희 원룸에 살았던 분들 대부분이 혼자 사시는분들이고 생활도 어렵게 하는분들이 많은거 같더라구요. 수북한 우편물 보면 죄다 어디어디 신용정보 채권관련..아무튼 혼자 외롭고 힘들게 사시면서 원룸에서 고독사하는분들이 생각보다 큰 사회문제가 될 수 있을수도 있겟다 싶어 썰 풀어보았습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