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허나 본문에 나왔다시피 리처드 파커씨는 바닷물을 마시고 탈수 증상으로 이미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선원들에게 필요한건 죽은 후 상해버린 피와 고기가 아닌 신선한 피와 고기였겠지요. 어쩌면 그가 죽길 기다리면서 남은 선원들마저 지쳐 쓰러져 죽일 힘조차 남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죠.

법대로 가자면 이 셋은 살인자임에 틀림없습니다. 그 중 한명은 비록 양심선언으로 죄사함을 받고 원고측에 앉게 되었지만요, 물론 살기위해 고기는 먹었지만 파커씨를 죽이기 전 반대를 했다는 점으로 볼 때, 살인에 동참했다고 하기엔 조금 이견의 여지가 있네요.

여러분들 오해는 하지마세요.

여기서 여러분 주장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성문법화 되지 '못'하는 도덕률은 그 가치가 모든 개인에게 달려있어 결코 찬반 논쟁이 될 수 없기 때문이죠.

전 개인적으로 저 선원들의 양심에 무죄를 고하는 바입니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논하는 공리적 관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생존 방식을 도모했고 결국 희생양이 생기긴 하였으나 망망대해에 언제 구조될 지 모르는 상황, 그리고 살고싶다는 욕망과 결국 그 희생양은 죽어가는 병든자, 차라리 일찍 죽여주는게 더 위하는 것일수도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죠.

물론 언제 리차드 파커씨 사망이후 다음날 구조될 가능성도 있다고 혹자는 말씀하시겠지만 죽음의 위기 앞에 인간은 너무나 작고 무기력하며 그 죽음 앞에서의 일분 일초는 풍족한 우리네의 열시간과도 바꿀 수 없단 점을 양해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풍족한 세상이었다면 그들은 최선을 다해 리처드 파커씨를 살리려 노력했으면 노력했지 결코 죽여서 먹을 사람들은 아니라는 사실에 더 큰 주안점을 두며 변호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이게 라이프오브파이에 호랑이 이름이 리차드 파커인 이유인가요?

예전에 법학 강의 들을 때 이 주제로 토론수업했던 기억이 나네요.. 필요에 의해, 불가피한 상황에 의해 살인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길 수 있으므로 유죄 판결을 내려야만 한다는 주장을 펼쳤고, 교수님은 흡족해하시며 제게 C를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