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장례식때 찾아와준 친구가 생각나네요.
장례식장에 처음 와보는 친구라
놓여있던 국화를 집어서 통에 도로 넣었던 ㅎㅎㅎ
어른들 다 빵 터지시고 ㅋㅋㅋㅋ
너무 귀엽고 착한 친구입니당 헤헤

작년 추석에 암 말기로 아버지께서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습니다.
고생하시다 가셔서 엄마 누나 저 늦둥이여동생까지
머리가 하얗게 쇨정도로 마음고생을 많이했지요.
추석에, 일요일까지 끼어서(기독교집안이라)
4일장을 치르게되어
조금 더 몸이 고됬더랬죠.

3일째 오후.

저희 가족들이랑 왕래가 잦던 분들이 많이 오가시니
눈물이 계속 그렁그렁맺혀 울기도하고
위로도 받고 하던 그때

저랑은 3년전 쯤 한두번 만났던
제 와이프의 친한 여동생의 전남자친구(?)가
조문을 와줬습니다.
매우 많이 놀라서 (응?? 누구지?? 아??!)
하던 찰나에....
그 친구가 아버지께 큰절을 드리는데...

갑자기 하늘위로 손을 쭉 올리더니
여성분들이 하는 큰절을 하더라구요...
아주 천천히.... 매우..다소곳하게..
양반다리로 앉으면서 아름답게(?)

(와줘서 너무 고마웠는데... 아직도 미안합니다 )

여리여리한 남성이 다소곳하고 아름답게 절을 하니...

가족끼리 어리둥절 서로의 눈을 마주치고서는
누나, 여동생이 눈물이 맺힌 상태로
다리에 힘이 풀리고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웃음은 전염병 뻗치듯이 뻗쳐버리고...
저랑 와이프도 터져버려
가족들 소매를 붙잡고 부리나케 데리고
방으로 얼른 뛰어들어가서
울며 웃어버렸습니다... 숨도 못쉬고 ....
손님을 밖에 홀로 두고 ... (정말 미안했습니다)
한참 웃음이 이어졌고... 수습한 뒤에 나갔습니다.

그 친구는 갑자기 엄니 제외하고 온가족들이 방으로 뛰어들어가 끅끅거리니
대성통곡하는줄 알고 그 친구도 눈시울이 붉어져있더군요.. (정말 고마웠습니다)
바로 가야한다해서 음료 쥐어주고 보냈는데.
그 뒤로 온가족들이 별것이 다웃겨서
상치르는데 고역이면서도
웃음이 가득하게 상을 치렀습니다

너무 고마웠어용 !

아 ㅋㅋㅋㅋ 그 뻘쭘한 디테일 잘 살렸다ㅠ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