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때 다른 지역으로 대학가는 바람에
남들 다 잘하는 타지생활, 저는 그게 너무 힘들어서 학교도 못나가고 집에서 매일 우울하게 처박혀있었어요.
지금 돌이켜 보니 우울증이 분명한데..ㅋㅋ
그때는.. 부모님이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것도 못해~! 이런 식이라 휴학 시도도 못하고
결국 이도저도 못한 채 무기력하게 살았었어요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제가 학교 간 사이에 들어오셔서
흔히 말하는 쓰레기집 같던 자취방을 깔끔하게 치워주시고 반찬 해주고 가셨는데

그 기분이.. 참
우울하고 무기력해서, 하루면 노력해서 치울 수 있던 방을
몇 달을 쓰레기와 함께 살았는데

그 현실이 슬프기도 하면서도
엄마가 한번에 치워놓고 가주시니 시원했어요

그 감정을 다시 잃고 싶지도 않았고요


혼자는 일어나지도 못하겠는데
그렇게 작은 거 하나 도움받아서 잠깐 좋아졌다니 잃고싶지가 않더라고요 그게
일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 같기도 해서

그래서 그때부터
집은 깨끗하게 유지하자고 첫번 째 원칙을 정해서 .. 그게 습관될 때 까지 계속 지켜봤어요

그러고 나서는 나혼자산다를 맨날 틀어놓고 보면서
저기 나오는 연예인들도 방송때문에 꼭 하나의 컨텐츠를 하던데
'나도 누워만 있지 말고 하루에 하나는 뭘 하자' 이런 생각이 들어서 ㅋㅋ

오늘은 뭐뭐 요리해보기

오늘은 동네 어디어디 걸어가보기

오늘은 뭐뭐산 등산해보기

이런걸 하나씩 해나가봤네요


저렇게 살아가니까
기초 체력도 늘고, 생활패턴도 맞춰지고
무엇보다 방을 계속 깨끗하게 유지하려 하니 우울하다가도 잊게되고 뭘 하는 과정에서 되려 힘쓰면서도 기운이 나게 되더라구요

제 댓글을 누가 읽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대학교 자퇴하고 저렇게 살다가 서서히 멘탈 회복하고, 마음도 좋아져서
다시 학교 들어가고 무사히 졸업했어요!
지금도 때때로 무기력할 때가 있지만
예전의 흔적이라 생각하고 벗어나려
무언가 해보려 한답니다

지금 힘드신 분들 자기 방 청소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성취감 받으며 일어나보셔요
모두를 응원합니당

+수정) 지금 힘드신 분들! 결국 다 좋은 날 올꺼에요 좋아요해주신 분들 감사해요

반복이 나의 삶을 지탱해준다.
깊이 공감함.
또한 그 루틴이 깨질 때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순간임을 잊지말아야한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우울한 날이 늘어 가면 갈수록 사람들은 쓰레기를 치우는것을 미루게 됩니다
그렇게 한두개씩 쓰레기 들이 쌓이다 보면 자신이 감당 못할 정도의 쓰레기가 쌓이는 것을 많이 봐왔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0에서 다시 시작 하는 것과 1에서 다시 시작 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난다는 것을 느끼고 그 1일을 주기 위해서 부산에서 특수 청소 사회적 기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게 또 심리상담 처럼 전문화 된 분야가 아니라서 일을 따오는데 많이 힘드네요
위에 글 보고 요즘 참 힘들어서 푸념해 봅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