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서 "식" 이라는 단어를 잘보면

式 법식

결혼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죠.
세상과 문화별로 천차만별이지만 하나의 형식으로 자리잡았죠
물론 사정에 따라 거창하거나 간소하게 하거나 심지어는 할 필요 조차없지만
사람들에게 결혼을 알리고 싶다면
최소한 정해진 형식은 지키는게 옳지 않을까 생각함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조촐하게 하자...
그런데 결혼준비가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스몰웨딩도 그돈이 그돈이고
그래서 플래너랑 같이 준비했어요
일도 너무 바빳고 정신도 없어서
막상 결혼식해보니 예전에 생각했던 부모님 잔치가 아니라
친구들에게 축하받고 사진찍고 친척분들에게 덕담듣고
많은 사람들이 절 위해 축하해주러 오셨다는게 감사했어요
부모님도 최대한 손님 많이 안부르셨고
저도 친한분들만 초대했구요
저도 드레스에 대한 로망은 없었지만
드레스 입고나온 순간 남편이 눈물을 보여서
그 순간도 소중한 추억이에요

저도 결혼'식'하기 싫었는데요
부모님 얼굴보고 시부모님 주장에 따라 했어요
지금도 후회는 하는데
결혼'식'은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오로지 부모님이 주인공인 자리에요
우리 엄마 얼굴 생각해서 꾹 참고 했어요

참고로 저의 경우는 식장도,음식도,주례도,축하송도 다 시댁에서 지정해줬어요(돈은 내가 더 냈는데 왜?ㅋㅋ)
여튼...식장들어가면서 전혀 행복하지도 않고
남편 찬양하는 주례사만 이어져서
서있는 한시간이 지옥같았어요

평생 가슴에 못박는 일이였지만
괜찮아요
우리 엄마가 좋아했으니 나는 그걸로 괜찮았어요

저는 식 안올리고 살고 있어요, 10개월 정도 됐네요.
형식적인 결혼식의 어색함도 싫고, 비용도 부담스럽고, 결혼식에 올 친구도 직장동료도 일체 없어요, 게다가 뚱뚱해서 남들 눈도 신경쓰이고요.

시댁쪽에서 식 올려라 강요하시는 이유는 돈 때문이에요.
식을 올리면 돈이 들어온다, 결혼 비용 없어도 식 올리고 들어오는 축의금으로 맺구면 된다.
저는 진짜로 올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축의금으로 맺궈질 일이 절대 없고 사람 없이 텅텅 빈 객석이며 단체사진 찍을 때 신부 뒤에 설 지인들도 없고... 그거 보고 또 자기네들끼리 없어도 너무 없다 수근댈 게 뻔한데 후...

친정쪽에서 식 올려라 강요하시는 이유는 마음가짐 때문이에요.
그래도 그냥 사는 것보다 사람들 앞에서 우리 이제 이렇게 시작한다, 잘 살겠다 보여주고 다짐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 줄 아느냐, 특히 남자가 그렇게 공표하면 책임감도 생기고 생각드는 게 있으니...

그래서 저는 아니지만 남편은 19년에는 식 올리는 걸로 계획하곤 있는데 정말 올리게될지는 모르겠네요. 돈도 없는데.
저도 식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는데 한 번 뿐인 드레스 입고 식 올렸다는 사진이라도 남기고는 싶다는 생각이 뒤늦게 조금은 들기도 하고요...

사람 사는 거 거기서 거기라지만 그 안에서도 천차만별이에요.
중이 제머리 못 깍는다고, 제 문제라면 이런 소리 못하겠지만 저는 늘 타인이 어떤 고민을 할 땐 가장 먼저 이 얘길 묻거든요, 니가 진짜로 원하게 뭐야? 라고요... 가장 원하는 방향을 확실히 알게 되시면 그 후론 일사천리일 거에요.

저는 스몰웨딩했어요 시댁에선 바로 허락해줬는데 오히려 친정엄마가 심하게 반대해서 우리가 잘 설득해서 했어요
꽤 오래 설득했어요 한달 이상을 설득하는데 시간을 보냈네요
결국 엄마가 뜻을 굽혀주셔서 저희 뜻대로 진행했고 결과적으론 너무 잘했어요ㅎㅎ
예물 이바지? 이런거 아직도 잘 몰라요 그냥 결혼반지하고 양복같은거 필요한거만 딱 했구요
밥은 맛있는거 먹자고 좋은 뷔페에서 홀빌려서 친척들만 모여서 했는데 양가 가까운 친척만 모여도 60명은 되더라구요 다들 너무 만족해하셨고 좋은 결혼식이었다고 칭찬해주셨어요ㅎㅎ 사촌동생들은 자기도 스몰웨딩하겠다고 다들 그러고..ㅋ 친정엄마도 식 다 올리고 나선 니들 생각으로 하길 너무 잘했다고 하셨어요
일단 결혼 당사자 둘이서 생각이 같아야하고, 그 다음에 잘 정리하셔서 어른들께 의견을 전해보세요
많이 알아보셔야해요 스몰이 스몰이 아닐수도 있더라구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결혼식 안하고 싶은데
상대방이 아닌경우가 많더라구여ㅜㅜ
비용이 한푼 두푼 들어가는것도 아니고..
1년에 한두번 연락할까 말까하는 사람들한테 연락 돌리는것도 영~ 성격에 맞지도 않고
남 보여주려고 사는것도 아닌데 뭔가 낭비하는 느낌

차라리 그 돈으로 웨딩촬영과 신혼여행에 보태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추억을 남기는게 나은것같음 ㅜㅜ
결혼'식'이라는 문화 자체가 요즘 진짜... 돈아깝

저는 뭐든 형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어떤식으로든지 '식'을 함으로써 최소한의 시작한다는 형태를 느낄수 있지 않을까요 ? 왜 공부하기전에 연필지우개 사는것 처럼여 ㅋ 저만 그럴지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