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점점 제가 뭔지 모르겠어요

518326No.383342022.01.11 17:58

일도 착실히 하고 있고 아내이자 엄마입니다

어렸을때 워낙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서 정말 평범하게 사는게 꿈이었어요. 아빠는 일도 안하고 폭력적이고 집도 가난하고.. 그래서 평범하게 살려고 공부 열심히 했어요.

어찌어찌 국가장학금 조건이 되어서 대학 나와서 전공 살려서 일해요. 개발자라 월급은 넉넉하고요.

그와중에 정말 좋은 사람 나랑 잘맞고 이해 잘 해주는 사람 만나서 우여곡절 많았지만 둘 마음은 꿋꿋하게 유지해왔고 알콩달콩 가정 꾸리고 살아요. 아들도 벌써 초등학생이구요.

정말 꿈을 이뤘다 싶을 정도로 평탄하고 문제없는 삶을 사는중인데 뭔가 제 내부에서 무너지는 느낌이에요.


회사원이 됐다는 생각으로 뿌듯했던 신입을 거쳐서 점점 경력이 쌓여서 뿌듯함과 성취감으로 회사 다녔는데, 이젠 매일 똑같은 일에 똑같은 스트레스, 어딜가나 비슷한 사람들... 억지로 출근하면서 한숨 푹푹 쉬고

집에선 마음은 편하지만 빈둥빈둥 누워만 있거나 집안일 하다가 보면 주말은 사라지고

코로나 이전엔 약속도 많았지만 이젠 그게 안되니 취미로 명화그리기 조립하기 게임 기타등등 안해본게 없어요. 그런데 한개에 꽂히질 않아요. 그냥 하나 완성하고 또 허무감에 휩싸입니다.

그냥 내가 하고싶은건 다 이뤘으니까 이제 딱 그만하면 좋겠다 같은 자살충동도 아니고 미적지근한 생각이 자꾸 듭니다.

왜 이렇게 의욕이 없을까요? 저도 배부른소리 같은데 제 기분이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사춘기는 우리 아들이 곧 사춘기인데 다큰 엄마가 왜 이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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