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성별 논쟁이 꼭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325055No.528412025.07.23 20:11

요즘 온라인에서 성별 관련 불만을 표현하면 곧바로 “갈라치기니까 제재해야 한다”는 반응이 따라붙습니다. 그런데 이 주장엔 맹점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회에서 부당함을 겪고, 그에 대해 감정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감정을 말할 공간이 현실에선 거의 없다는 겁니다. 회사, 학교, 일상에서 성별 관련 불만은 민감하다는 이유로 얘기조차 못 꺼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공간에서라도 푸는 거고, 그건 자연스러운 감정 해소입니다.

모든 발언이 공격이나 혐오로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대다수는 그냥 자기 입장에서 느낀 억울함을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전부 ‘사회 갈등 유발’로 규정하고 입을 막으면, 감정은 억눌리고 결국 더 왜곡된 형태로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표면적인 표현만 문제 삼고, 그 뒤에 있는 맥락과 원인을 무시하는 게 더 위험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억압하는 구조가 갈등을 키웁니다.

남성 입장에서 보면 억울함은 아주 작고 일상적인 데서도 생깁니다. 취업 과정에서 성비 균형이라는 이유로 실질적 역차별을 경험하거나, 육아휴직 같은 제도가 남성에게는 여전히 “눈치 주는 분위기”에 머무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똑같이 기여하고 일해도 “남자니까 당연하지”라는 말 한 마디로 감정이 무시되는 상황도 많고요.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이 ‘남성은 가해자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식으로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걸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정당한 문제 제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데서 오는 피로감과 억울함을 표현했을 뿐인데, 그걸 혐오로 몰아가면 더 이상은 대화조차 불가능해집니다.

이건 특정 성별을 혐오하거나 나누려는 의도가 아니라, ‘나도 인간으로서 억울하다’는 감정에 가까운 겁니다. 이런 감정조차 꺼내지 못하는 사회라면, 진짜 불균형은 누구를 위한 평등인지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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