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참 힘들구나

303962No.142122018.09.28 20:58

모든 일에는 노력이 있어야 하거늘
난 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사랑 받고 싶어만 했던 것 같다.
난 이미 나를 사랑하는 법을 까먹어 버렸고, 누군가를 적당히 좋아하는 법을 잊은 것 같다.
매일 방구석에 틀어박혀 할 게 없어서 외국어 공부나 하고, 나가서 놀 줄도 모르고, 친구관계가 넓은 것도 아니며, 별 거 아닌 일에도 질투를 느끼고 자신감 없는, 스스로를 꾸밀 줄도 모르는 순진하고 착해빠진 세상 모르는 어느 한 사람일 뿐이다.
나 스스로도 이런 나를 정말 바꿔보고 싶지만, 누군가의 품속이 너무나 그립다. 정말로 가슴 한구석이 너무나 허전하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좋은 친구들을 곁에 둬도, 아무리 맛있는 걸 먹어도 도저히 채워지지 않을 것만 같은 커다란 허전함이 나를 아무것도 시작조차 할 수 없게 만든다.
사랑이 고프다. 버림 받지 않기 위해 아둥바둥 발버둥치듯 갈구하는 사랑이 아닌, 나 자체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조건 없는 사랑이 필요하다.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엄마는 한번도 보고 싶었던 적이 없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어쩌면 부모님의 사랑이 바로 내가 원하는 그런 걸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미 너무나 커버렸고, 아무런 혈육없이 그런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길 바라는 건 너무나 이기적이라는 걸 깨달았다. 사회 생활은 하면 할 수록 세상에는 나혼자밖에 없다는 걸 실감 나게 하고,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더욱 더 나를 숨기는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아무렇지 않은 것 처럼 눈 감고 싶다. 윤지야,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너를 잊지 못하는 건 네가 단지 너라서만은 아닌 것 같다. 그냥 나에게 사랑을 표현해 주는 사람이 있고, 내가 사랑 받고 있다는 사실에 그저 고마웠고, 그저 행복했을 뿐이었지. 나는 아직도 그때의 너를 잊지 못한다. 나는 앞으로 어딜 향해 걸어 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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