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인정 받을 수 있을까요?

990320No.344042021.06.05 03:36

이제 너무 지쳐요.

저는 원래 대학을 졸업하면 대학원에 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갑자기 집안사정이 안좋아져서 경제활동을 시작해야했어요.
운 좋게도 대기업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지만 돈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죽어라 일을 했습니다.
승진도 동기들보다 빨랐고 큰 상도 몇번 받을 정도로요.

저는 외국에서 일해서 한국에 동생대학 학비를 마련해서 보내줬어요.
저도 생색내려 한 건 아닌데, 동생이 학점관리를 너무 안해서 '언니가 힘들게 번 돈이니까 이번에는 좀 열심히 해보자'라고 했는데. 동생이 '아씨 이래서 회사원들은 ㅉ, 별로 큰 돈도 아니면서'하고 전화를 끊더라구요.
동생은 미대를 다니고 장래에 작가를 하고 싶어하는데 그 세계는 작품하나에 몇천만원씩 하기도하니 제가 건낸 5-6백만원은 아무것도 아닌가봐요.
이 말을 듣고나니 몇년간 내가 살아왔던 큰 축이 흔들려버리더군요.

저는 지금 일을 하고 싶지 않은데 가족만 보고 일했는데 가족한테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요즘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았나 싶고. 전 앞으로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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