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각 없는데 만나는 이유가 (긴글)

949340No.346502021.06.17 10:31

그냥 예뻐서래요 ㅋㅋ 둘다 20 후반입니다. 어제 술에 취한 남자친구와 대화를 했어요.
저랑 결혼 할 생각은 없어서 늘 헤어지고 싶은데 얼굴 보면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만나는거라네요.
단순 얼굴 때문에 만나는거랍니다 ㅋㅋㅋ

남자친구는 친구들이랑 몰래 여자 만나다 걸리고, 연락하는거 걸리고,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틀전에 제 번호 수신차단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ㅎㅎ 아마 여자겠죠. 거짓말도 못하는 돌대가리를 굴리는거라 다 걸립니다 ..ㅋㅋㅋㅋ
전연애 7년 하면서 다섯번도 안싸웠는데 현남친하고는 일주일에 두세번을 싸워요. 자격지심에 허언증 열등감 덩어리 입니다.

저는 조금만 잘해줘도 고마워서 다 퍼주는 성격인데 남자친구는 잘해주는게 하나 없어서 저도 그냥 안해줬어요.
전여자친구들은 남친이 무엇을 하든 다 받아주고 달래주고 했다던데 ㅋㅋ 전 아닌건 아니라고 하거든요.
그랬더니 그걸 또 예뻐서 싸가지가 없다고 생각하네요.

들어보니 어렸을 때 부터 가정에 문제가 많았던 것 같아 사랑 많이 받고 큰 제가 보듬어주고 싶어서 참고 참으며 같이 다듬어 나가려 했는데 너무 어렵네요.
저희 집안도 별로 안좋다고 친구한테 말하던걸 보았고 무시하는 발언을 했지만 그냥 넘어갔어요.

서울에 집 사려면 너랑 나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자꾸 제 월급보며 눈치 주는데..
저한테 이미 집이 있다는건 말하지 않는 이상 죽어도 모르겠죠..ㅋㅋ 가족밖에 모르는 얘기고 큰 자랑거리도 안되지만 헤어지는 날 말해줄 생각입니다.

저는 사람이 착하고 성실하면 된다 라는 주의라 남친이 뚱뚱하고 못생기고 관리 안해도 좋았습니다.
니가 왜 쟤를 만나냐고 친구들이 죽어라 뜯어 말리던거 애써 무시하고 만났는데 이젠 정말 정리해야 할 이유가 생겼네요.

제 얼굴에 침뱉는 꼴이라 어디가서 후련하게 말도 못하겠고.. 만행이 너무 많아 하나하나 다 적진 못했지만 답답해서 써봤습니다.

미운 정도 정이지만 이제는 그만할 때 인가 봐요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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