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방

620508No.428382022.10.11 11:28

나는 단칸방에 살았다
방 안에는 서랍하나 책상하나
아주 작은 티비 하나 겨우 들어가고
나와 동생이 누우면 방이 꽉 차서
엄마아빠는 농사 짓는 비닐하우스 안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셨다.
화장실은 이런 단칸방 네 집이
화장실 2칸을 나눠썼다.
옆방에는 나이 30대쯤 되어보이는 아저씨들이
3ㅡ4명씩 모여살았다.
온종일 다른 방에서 펴대는 담배연기가 자욱하고
화장실은 언제나 오물로 더러웠다.
나와 동생은 그 화장실이 싫어서
10분거리 상가 화장실을 가곤 했다.
우리는 싱크대 옆 작은 수돗가에서
쪼그리고 앉아 머리를 감고 샤워를 했다.
겨울에는 가스불로 물을 끓여 세수했다.
문 밖에 놓인 세탁기는 얼어붙어서
겨울엔 손빨래를 해서 마당에 널었다.
그러면 물이 뚝뚝 떨어지고
옷은 얼었다 녹았다 하며 말라갔다.
그냥 갑자기 생각이 나는 옛날.
나는 지금 서른네평 아파트 배란다에 앉아
이 글을 쓴다.
니는 열심히 살았고, 지금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훨씬 더 나은 형편에 산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래서 내 아이들에게는
좀 더 많은 기회도
좀 더 많은 여유도 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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