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렇게 살면 안되나요?

466133No.443942023.01.29 03:13

나이 31살 읍내에 작은 집 전세로 삽니다.
걸어서 10분 거리의 정년연령 없는 만족도 높은 직장 다니고 있습니다.
취미라곤 퇴근하고 게임 조금하고 건강 목적 유산소 운동과 독서 넷플릭스 시청 조금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가끔 SNS 눈팅하고 직장 동료들 이야기 듣다보면 제가 잘 못 사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 글을 씁니다. 결혼과 출산을 원치 않는 저는 이 이야기는 배제하겠습니다.
요양원 봉사 활동으로 보호자가 없는 노인들의 생활과 안타까운 임종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저는 남들이 250 따리라 무시하는 월급 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월 150씩 저축하고 정기적으로 나가는 돈은 관리비, 폰요금, 보험비 정도 나갑니다.
입맛이 저렴하여 딱히 군것질이나 식비에 크게 돈도 안들고 아직은 건강하여 병원비도, 친구도 없어서 크게 돈 나갈 곳이 없어요. 차는 있지만 쓸 일이 없어서 세차는 1년전에 했고 기름도 언제 넣었는지 까마득 합니다.

직장에 헬스장이 있어서 운동으로 돈 나갈 일도 없고 귀찮으면 안하고 활력 생기면 유산소 조금하다가 집에와서 씻고 게임하고 잠에 듭니다.

많은 경험을 안 해봤기 때문에 여행이나 음식에 재미를 못 느낀다고 하기엔 연애도 20대때 꽤 해봤지만 지금보다 만족스럽지는 않았어요. 성욕이나 식욕도 많이 없는 편이고 친구들도 있었지만 감정소모와 관계 유지의 노력이 싫어서 마음쓰이는 친구들과는 연락을 안하고 지내다보니 친구는 많이 없지만 외롭지는 않아요.

휴무가 많아 월 15일정도 근무하며 쉬는 날엔 집에서 청소를하고 일주일치 먹을 음식들을 만들어요. 이게 휴무때의 저의 활동량 입니다. 다 끝내면 씻고 전기장판키고 하루종일 유튜브 보거나 넷플릭스보고 독서하고 게임하고 뒹구는 게 저의 큰 행복입니다. 박명수가 무한도전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죠. " 말(이야기)을 왜 하고 싶어?" 사실 20대 까지만 해도 외로움이 너무 싫었는데 요즘 저 말이 너무나도 공감이 갑니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도 아닌데 조용히 저만의 시간을 보내는게 너무 소중하고 좋아요.

전셋집과 직업이 영원하지 않기에 돈은 모으고 있지만 딱히 목표도 없습니다.
갖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건 돈이 크게 나가지 않는 것들이라 부족하다는 생각이 안들어요. 최근 사촌언니가 같이 베트남을 가자고 제안했는데 너무 가기 싫어서 생각은 해보겠다 했지만 딱 잘라 거절하는 성격도 못 되기에 안 가려는 마음으로 얘기했고요.

살면서 돈이 나갈 일이 분명 생길 걸 압니다만, 지금도 너무 좋은데 더 높은 목표를 잡고 치열하게 살아야 할까요?? 돈 이야기를 거듭 하는 이유는 제가 위에도 글을 적었듯이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의 역치가 이 정도인데 꼭 무언가를 경험하고 느끼며 행복을 찾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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