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종 승려 268기 회고록 - 악기바라밀다심경(惡氣波羅蜜多心經)

383357No.463212023.05.31 14:57

아세이 시절,
(아세이 : 兒洗理 아이와 같은 어리석은 중생이 과오를 씻고 깨달음의 길로 향함)

속세를 벗어나 행자티를 벗고 악기바라밀을 거치니,

아세이들의 악기를 키우고 부처님의 보리수나무 밑 고난을 직접 경험하는 의식이니라.

사찰에 당도하여 선임 불자들을 면전에 맞이하고 공양미와 쑥갓을 구강에 밀어 넣으메 미각도, 후각도, 촉각도, 의식도 없으며 오로지 악기만이 존재하느니라.

승복으로 갈아입고 둘러앉은 선임들의 시선아래 공양미와 오만종의 채소를 생으로 먹어야 하메 그 수는 억겁에 이르며,

거친 공양미를 찰나의 순간 동안 물도 없이 집어 삼키메 입천장이 긁히고 선혈이 흐르니 그것은 검수림을 방황하는 죄인의 살갗과 같고,

마침내 목구멍에 무간지옥의 열기가 느껴지며 공양미들이 속에서 올라오니라.

위액과 공양미가 섞이메 위액이 공양미와 같고 공양미가 위액과 같아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르메 붉어진 얼굴은 마치 악귀나찰과 같으니,

근충 스님께서 석가모니 녹야원 연꽃 위를 거닐듯 달려오시어
"마구니로다!" 라고 외치시며 가슴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후려치시니라.

이에 입 안의 공양미가 바닥에 분출되고,
근충 스님께 오체불만족이 되도록 얻어맞느니라.

구타가 끝에 다다를적에, 근충 스님께서 바닥의 공양미를 향해 손가락을 뻗어 말씀하시니라.

악으로 먹으라.

부처님의 깨달음이 맺은 결실이다. 악으로 먹으라.

이에 두려움도 고통도 고민도 존재도 없이 오로지 악기바라밀을 행하며 공양미를 주워먹으니,
근충 스님의 후광을 받으며 남은 것을 모두 먹느니라.

늦은 밤 월광이 보리수나무 위를 비칠적에 근충스님께서 경전을 펼쳐 말씀하시니,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서, 뒤바뀐 헛된 생각을 멀리 떠나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니라."

"여기는 절이니라. 아무도 중생의 일탈을 묵인하고 용서하지 않는다. 속세도 이와 다르지 않으니 아무도 잘못을 대신 뒤집어쓰지 않느니라. 그래서 실수의 끝에는 마음의 걸림이 없어야 하고 두려움도 없어야 하며 스스로의 결심으로 과오를 돌아보고 악기바라밀을 실천할지니, 이에 득도의 경지에 이르니라."

"명심할지니, 자신의 선택과 인과를 책임지는 것이 진정한 불자의 길이니라."

이날, 공양미를 통해 깨달음을 얻으니 악기바라밀은 가장 신비하고 밝은 법칙이며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법칙이니,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음을 알지니라.

그러므로 깨달음의 주문을 알리노니, 그 주문은 이러하니라.

악기바리 악기바리 악기바라밀
오도 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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