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6xx기다, 나땐 부조리가 이정도였다.

590896No.408202022.06.06 09:32

전입 온 지 일주일 째 되는 날
공근출병장님이 다짜고짜 나를 BX로 데려갔다

"먹고 싶은거 다 골라라"

냉동만두와 과자를 한아름 가지고 대대 부엌에 들어가자 선임들이 나를 둘러싸고 앉았고

나는 무언의 압박에 의해 냉동만두를 개봉했다


그 때 공근출병장님이 보라매처럼 달려와서 냄비에 물을 받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였다

공근출병장님이 냉동만두를 가르키며 말했다


"익혀서 먹어라"

"먹고싶은게 있으면 여기서 익혀먹어라"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선임들과 만두를 나눠먹었고
공근출병장님의 감독 하에 음료수도 마음껏 먹었다


그날 밤에 공근출병장님이 나를 불렀다

내가 비흡연자라고 하자 물고있던 프렌치블랙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누구든 대신 도와줄 수 있으니 힘든 일 있으면 말해라. 여기를 너희 집처럼 생각해라. 아무도 너가 무얼 먹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여기 공군에서뿐만이 아니다. 사회가 그렇다. 아무도 먹는 것으로 괴롭히지 않아. 그래서 짬이 맛없으면 악으로 깡으로 간식을 사는거고, 그래도 돼. 부엌 쓰는 것도 대대장님이 허락했다. 그래서 익혀먹으라 한거다."


"명심해라. 공군은 자신이 하고싶은 일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날 나는 만두 몇봉지에 공군정신을 배웠고 공군정신에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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