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았는데

695255No.413002022.07.05 18:24

대학교 때려치우고 20살에 작은 ㅈ소부터 시작해 운 좋게 대기업 취직하여 생산직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현재 31살 지방에 신축 아파트를 구입 할 정도는 모았어요. 취미나 친구가 없어서 돈 쓸 일이 없었고 직원들 급할 때 대신해 쉬는 날 반납하고 일만 해서 그런가 고졸치곤 나름 많이 모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정 지출은 집 관리비, 폰 요금, 보험비, 자동차, 헬스장, 식비, 생필품등 정도로 간단하답니다. 남들 다 다녀 본 가까운 해외여행 가본 적이 없고 제주도도 고딩때 수학여행으로 가본 거 빼곤 없네요. 국내여행도 학창 시절 부모님과 휴가 때 빼곤 안 가봤고요. 옷도 무늬 없는 1+1+1+1+1 29,900원에 파는 걸로 여름 내내 입어요. 인생이 딱히 슬프지도 재밌지도 않았고 돈도 모으고자 모은 건 아닙니다. 태어났으니 사는 게 딱 제 얘기 같더군요. 근데 요즘 인생이 재미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놀아 본 사람이 논다고 휴가 때 풀빌라라는 곳을 예약해 나도 비키니 입고 사진이나 찍어볼까? 하고 설렜던 것도 잠시 왜 벌써 예약이 만땅인지....비싼곳만 남아있는데 제 눈에 차는 건 하루 100만원 이상짜리 숙소네요. 손 떨려서 절대 안 갈 거고요. 혼자 가야 하는데 무섭기도 하고요. 숙소가 없던 어제는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미리 구입해 놓은 수영복 끌어안고 많이 울었어요. 저 나이 먹어서 외로움 타는 건가요? 결혼 생각도 없었는데 이제 어떡하나 싶어요...나이는 나이대로 먹고...놀 줄도 대화할 줄도 모르는 반푼이만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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