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어른들을 위한 동화 몇편을 쓰고 있는데요..

573596No.443472023.01.25 02:57

어렸을때 부터 어떤 단어나 주제에 꽂혀서 글 쓰는걸 좋아했습니다.그러다 회사 독서모임에서 제가 쓴 글을 보여드릴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우호적인 반응을 보고 용기내어 이걸 더 쉽게 읽을 수 있는 동화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욕심이 나더라구요.

우리가 흔히 꺼내지 않는 슬픔,헤어짐,후회,죽음 같은 감정들 중에 한가지를 주제로 정해서 밝게 풀어나가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상할 정도로 저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화제를 급하게 바꾸거나 아예 이야기 하길 꺼려하는것 같았거든요.

지인들이 그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맞닥들이고는 필요 이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들을 많이 봐서 속상하기도 했구요. 그래서 오래전부터 이 부분을 다루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좋겠다 생각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커뮤니티인 개드립 유저분들이 가장 먼저 읽어주시면 참 좋을거 같다 싶어서 써놓은 것들 중 하나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내용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동물로 바꾸려고 합니다.)

제목은 "추억은 사랑을 닮아"
[여기서 다루는 감정은 추억과 이별 후 시간이 지나 맞게 된 담담함 정도가 될거 같네요]



퇴근 후 사내 카페테리아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냥저냥 친한 A가 혼자 앉아서 음악을 듣고 있었다. 무슨 음악을 듣냐고 물어봤더니 박효신의 "추억은 사랑을 닮아" 라고 대답해줬다.

그렇게 퇴근 후, 집 앞 호수공원에서 산책을 하는데 문득 추억은 사랑을 닮는다는게 무슨 말 일까 생각해봤다. 추억이 사랑을 왜 닮아?

그리고 보니 나는 이 호수공원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에 만났던 B와 이곳에서 나눈 기억들 때문인지 할 게 없으면 그냥 와서 운동삼아 걷기 시작했다. 어쩌면 은연중에 우연히 마주치면 인사라도 한번 하고 싶어서인지 모르겠다.

날이 좋아서 사람들도 참 많았다. 가족,연인,친구 다양하기도 했다. 이 사람들도 우리가 처음 이곳에 같이 왔을 때 처럼 서로가 어떤 마음으로 상대방을 여기 데려왔을까 궁금해졌다. 행복하게 웃고 있는 얼굴들을 보니 그때의 우리 마음과 같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다른게 있다면 나는 지금 추억을, 저들은 지금 사랑을 한다는 것 뿐. 추억과 사랑은 확실히 닮을 수 밖에 없구나 라고 깨닫는 순간이었다.

좀 더 나아가, 이 둘은 사실 다른 것일까? 라는 생각에 까지 미쳤다.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으며 세상의 빛을 본 갓난아기였을 때의 나도, 교복을 입고 열심히 공부하던 나도,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군에 입대 해 총을 쏘던 나도 결국엔 다른 모습일뿐 나 라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시간이란 옷을 입으면 추억이 되는거고
사랑이 미안함의 옷을 입으면 미련이 되는거고
사랑이 불신의 옷을 입으면 집착이 되는거고
사랑이 믿음의 옷을 입으면 행복이 되는거고
사랑이 기다림이란 옷을 입으면 설렘이 되는거고
이윽고, 한쪽에서 말도 안 될 만큼 사랑이 덜어졌을 때 비로소 이별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다른 것 들 과는 닮았는데 이별 과는 다른 모습이어서 우리가 이별을 대할 때만 그렇게 힘들어 하는거겠지?

어제의 우리, 오늘의 나, 내일의 너. 더이상 같은 시간을 걷지 못하는 우리에게 사랑을 닮은 추억이라도 가지고 살 수 있는건 어쩌면 축복이 아닐까.

부족하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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