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레 요양원에 모실수있는 여건이 되신다면
권유드리고 싶네요.. 이미 심사숙고하셨겟지만요..

님도 어머님도 고생이 많으시네요. 가족들의 희생이 보람되게 아버님 꼭 좋아지시길 기원합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있죠, 제가 그 어디에서도 듣도 보도 못했는데 제가 나이를 먹으며 동년배 지인들의 부모님 얘기를 직접 듣는 나이가 되고보니 이렇게 아프신 후로 이상하게도 성격이 거칠어지시는 경우가 참 많더라고요.

처음엔 그 연계성이 좀 이해가 안돼서 몸이 아프니 성격도 팍팍해지는 갑다... 했거든요, 마치 가난할 수록 마음의 여유도 없는 이치처럼요. 아니면 스스로 건재함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자존감이 조금씩 내려오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방어적인 경계일까... 그냥 그 정도로 생각했는데요.

조심스럽지만 치매 증상이란 걸 알게 됐어요. 사람들이 치매라하면 기억력 감퇴 위주로만 생각하는데 성격이 험해지고 안쓰시던 욕을 막 하고, 이게 병원에서 받는 치매 진단 증상에 확실히 있는 부분이에요. 물론 그정도의 증세로는 본격적으로 기억을 잃거나 하는 정도의 발병까지는 길게는 10년도 후의 일이지만, 분명한 건 안그러던 분이 언젠가부터, 특히 나이드시고 어디 아프시고부터 그러면 거의 치매라고 해요.

제 지인의 아버님께서 실제로 그런 가벼운 증상 몇 개만으로 치매 판정 받으셨고요, 길을 잃거나 가족을 못 알아보기까지는 그후로 10여년이 넘어서야 발병되셨는데 의사말로는 초기에 판정 받고 약을 꾸준하게 복용하셔서 엄청 많이 늦춰진 거라더라고요.

그리고 제 어릴 때 친구의 할아버지가 평생 교직에 있으시다 은퇴를 하신 분인지라 굉장히 신사적이고 다정하신 분이셨는데요, (어릴 때라 그때는 뭔지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당뇨합볍증 같아요) 언젠가부터 아프시더니 점점 거동이 불편하시다가 결국엔 엄지발가락이 썩어들어가서 절단수술 하시고부터 성격이 되게 험해지셔서 욕도 막 하시고 얼굴 앞에다 지팡이도 막 휘두르시고 많이 변하셨거든요. 알고보니 치매 오셨더라고요.

또 저희 사돈 어르신(형부의 아버지)도 되게 인자하시고 저희 언니한테도 엄청 살갑게 대해주시던 분인데 연달아 후두암 수술 몇 번 하시더니 성격이 너무 험해지셔서 입에 못담을 말도 하고 물건도 던지시는 등 언니가 엄청 고생했는데 그것도 치매였다더랍니다.

불쾌해마시고 조심스레 아버지 설득하셔서 치매 진단 한 번 받아보시길 권유합니다. 일찍 약 드시면 성격도 온화해지시고 정말 힘든 시기가 많이 늦춰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