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여친..

902509No.509382024.10.07 11:31

제게는 사귄지 1년이 지나가는 여친이 있습니다.
둘 다 서른 중후반이 되어가고 있고, 여친은 결혼을 원합니다.
그런 여친과 만남을 지속할지 이별을 고할지 고민 중인데요.

우선 제가 좋아하는 여친의 장점이라도 하면, 말을 함부로 하지 않고 신중히 생각하는 편/애교/차분한 성격/주변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화장을 안한다거나 옷이나 유행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장점이자 단점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입니다.

다만, 사귀며 알게 된 부분 중에 공감능력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저는 감성적인 편이고, 공감해주는 태도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 느꼈던 결핍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힘든 날이면 힘들다 말했을 때 어떤 위로의 말이나 질문을 해주지 않습니다. 혹은 제가 생각지 못한 어떤 위안이나 위로가 될 만한 행동도 해주지 않습니다.
난 "이런 상황에서 이런걸 원해." 라고 말하면 한동안만 그대로 해주다가 또 까먹습니다..
뭔가 AI에 입력하고 그 피드백을 기다리는 느낌이랄까..

사귈 수록 이 부분이 갑갑하게 느껴져 몇차례 싸우면서 이런 제 생각을 이야기 했고, 여친도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자신은 어릴때부터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런 부분이 부족했었고, 잘 안되었던 것 같다 라면서..

사람의 성격은 마치 근육과 같아서 가꾸고 단련하면 바뀔 수 있다고 믿어왔지만, 뭔가 평생을 함께 할 사람에게 이 부분을 나중에 가서 기대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합니다.

결혼 후에도 지속된다면 뭔가 더 외롭고 결핍을 느낄 것 같구요...

여친이 많은 장점이 있고, 남들과는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이 문제는 어찌보면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기도 합니다..

더 늦기 전에 놓아주는 게 맞을지 걱정이 큽니다.
여러분의 고견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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