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자다가 결혼 잘했다 생각들었네요(남편자랑)

109139No.311632020.12.29 07:07

얼마전 결혼 10주년이 됐거든요.


자다가 잠깐 깨서 물마시고 화장실갔다가 다시 자리에 누웠는데

남편이 "우웅~?"하더니 제 손 가져다가 깍지끼고 꼬옥 붙잡으면서 "마눌이다~ㅎㅎㅎ"하면서 잠결에 제 머리 쓰담쓰담하다가 도로 잠들더라구요ㅋㅋㅋ

새삼 나 진짜 남편 잘만났구나 싶었어요.

연애할때도 물론 얼굴도 제 타입이었지만 진짜 자상하고 착한 모습에 빠져서 일찍 결혼했거든요. 20대 초반에 ㅎㅎ 남편은 4살 연상이구요

주위에서 너무 일찍 결혼하는거 아니냐 말들 많긴 했는데

제가 슬프거나 안좋은 일 있어서 울면 진심을 다해서 꼭 안아주고

아빠한테서 보이던 가부장적이고 윽박지르는 모습 하나없고 화나도 폭력적으로 변하거나 욕하거나 이런것 전혀 안하고

주변사람 대할때도 항상 예의지키려고 하고 가식적이지 않고

이런사람 진짜 사람으로도 평생 다신 만나기 어렵다 싶어서 결혼했는데 10년째 진짜 한결같아요.

얼마전에는 본인은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지낼수록 점점 더 사람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우리 마눌이(애칭 ㅎㅎ)는 진짜 날이갈수록 훨씬 더 좋아할수밖에 없는 스타일이라며

처음 봤을때보다 지금 훨씬 제가 좋다고 하는데 말도 어쩜 저렇게 한결같이 이쁘게 할까 싶고 ㅎㅎㅎ

연애할때 간간이 요리 해줬는데 연애할때만 해줄줄 알았어요 솔직히 ㅎㅎ 근데 주말 아침 되면 항상 아침 차려주고 전 늦잠자게 해줘요

서로 회사 갈때도 진짜 매일매일 뽀뽀하고 포옹하고 출근하고

간혹 싸울때도 정말 단한번도 언성 높이지 않고 차분차분 얘기하는데 (물론 심각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긴 하지만) 저는 원래 언성높여가며 따박따박 몰아붙이는 타입이었거든요. 근데 남편 모습 보고 깨달음을 얻어서 이젠 저도 절대 언성 높이지 않아요 ㅎㅎ 이젠 싸우는게 아니라 그냥 진지한 대화를 하게돼요

결혼하면 정으로 산다 의리로 산다 하는거 많이 들어는 봤는데 10년차 되니 정도 의리도 사랑도 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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