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없는 '랑종' 리뷰

631164No.351442021.07.14 22:04

시간이 비어 영화 '랑종'을 보았다. 곡성을 괜찮게 보았기 때문에, 기사에서 곡성보다 훠어어어어얼씬 무섭다고 하도 말해대서 기대가 되었다.(개인적으로 곡성은 무섭진 않았다.)

네이버에서 한 분이 리뷰로 '명작까진 아니지만 수작'이라고 하던데 딱 그 정도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랑종(무당) 님을 관찰하다가 그녀의 조카 밍에게 빙의현상 등 괴이한 일들이 벌어지기에 밍이 신내림을 받을 듯 하여 목표를 바꾼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동양의 엑소시즘에 관한 이야기 정도.

영화의 전체적인 관점들에서 내 기준으로 수작이라 할 이유를 따진다면 우선은 생각할 거리. 곡성이 생각할 게 10 정도라면, 랑종은 3 정도다. 내용이 직관적이며 크게 의문이 가는 부분이 적다. 어찌 보면 한번에 이해되니 좋다 정도지만 곱씹을 거리가 적다. 저 장면 무섭더라. 보다는 저 장치는 무슨 의미일까 라며 토론하고픈 나로서는 그닥.
두 번째는 쓸 데 없는 잔인함. 선정적인 장면이라면 주연 배우의 가슴이 한 번 노출되지만 그건 의미가 있다손 치더라도, 잔인한 부분은 확실히 크게 이해되지 않는다. 잔인한 이유는 알겠기에 어느 정도 저렇겠구나 부분만 보여주면 될텐데 굳이 적나라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나 싶달까. 그런다고 더 무섭다기보다는 의문이 드는 게 컸다.
세 번째는 장르적 모호함.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겐 더 현실적으로 와닿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차라리 스릴러 공포로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한다. 페이크 다큐이기에 어느샌가 1인칭 시점이 고정이 되는데 이게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겹치면서 모호하게 공포의 관점이 다르다. 그래서 개연성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또 그렇기에 주연 배우의 연기도 어느샌가 고정이 되어버리고.

그럼에도 수작이라 할 수 있는 이유는. 몇몇 개연성을 제외하곤 확실히 다큐로 보일 정도로 연기가 나쁘지 않다. 실제 사건이 바탕인가 싶달까. 태국에선 실제로 주연 배우의 어머니에게 애도하는 편지가 왔다던데 그 정돈 아니고. 연기가 나쁘면서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확실히 무섭다. 기사에서는 마지막 후반 1시간이라 했으나 개인적으로는 후반 30분에 훅 몰아닥친다. 내 앞에 여성 두 분은 끌어안고, 눈 반쯤 가리고 보시던데 이해는 갈 정도. 판타지로 따지면 처음 90분은 적당히 배경을 알려주고 갈등이 일어날 것이다 를 보여준다면 마지막 30분엔 본격적으로 확실하게 클라이막스를 터뜨린달까.

하지만 딱 거기까지. 한 번은 괜찮고, 혹여 존재하지도 않는 썸녀(?)가 나랑도 보자 하면 한 번 더 보는 건 괜찮은 정도. 굳이 몇 번씩이나 보고 싶지는 않은 영화였다. 그래도 처음 극장에서 본 공포영화 치곤 무난했던. 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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