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싸웠는데 절교하고 싶네요

459716No.535622025.12.27 23:56

오늘 12시에 만나서 밥을 먹기로 했어요
사실 저번주 금요일날도 만났었는데
제가 회사 외 투잡으로 1인당 6만원짜리 뷔페 2인권 협찬받아 친구랑 또 만나게 된 거고요
제가 오늘 밥먹고 본가에 내려가야 되는 상황이라
밥먹고 커피 한 잔 하고 3시 반쯤 헤어지기로 했어요

근데 어제 갑자기 저희집 보일러가 고장나서 고쳐야 되는 상황이 벌어져, 밥먹고 2시에는 들어가봐야 하는 일이 생겼어요
친구한테 연락해서 이 얘길 할까 하다가
친구는 어차피 점심 뒤에 약속도 없다고 했고 친구집이나 저희집이나 뷔페나 먼 거리가 아니어서 굳이 금요일밤에 귀찮게 연락해서 얘기하진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말았어요. 이게 화근이었네요.

만나자마자 사정 말하고 2시쯤 헤어져야 될 것 같다고 하니 친구가 너무 당황하더라고요.
3시 반에 남친 만나려고 했는데 그러면 자기가 시간이 너무 뜬다고 왜 미리 말해주지 않았냐고 하여, 그건 내 잘못이다. 미리 말해주지 않아 정말 미안하다고 거의 20번은 사과했어요.
원래 남친 만날 계획이 없었는데 뷔페가 남친집이랑 좀 가까워서 3시 반쯤에 볼 수 있음 보자고 했었대요.

암튼 남친이랑 카톡으로 얘기하는데 친구 표정이 안 좋은 거예요. 남친에게 카톡으로 2시에 만나자고 하니 남친이 시간 바꿨다고 뭐라고 했나봐요. (참고로 남친은 그냥 집에 있다가 나오면 되는 상황)
아무래도 상황을 수습해야 될 것 같아, 보일러는 그냥 집주인에게 현관 비번 알려주고 나는 약속대로 3시 반에 가는 걸로 하겠다. 그럼 되겠냐? 했더니 그러래요. 그래서 바로 집주인에게 비번 알려주고 원래 약속대로 3시 30분에 헤어지기로 하고 이걸로 해결된 줄 알았어요.... 근데 일이 더 커졌습니다.
남친이랑 카톡하면서 표정이 더 안좋아지더니 남친이 더 화가 났다네요. 약속시간을 이랬다저랬다 해서 더 기분이 상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그냥 2시에 헤어지기로 했고요. 밥먹는동안 계속 저는 미안하다고 하고 친구는 계속 추궁하듯이 저에게 뭐라고 하고... 그러면서 식사를 마쳤어요.
식사 중간중간 딴얘기를 하다가도 다시 도돌이표로 돌아와서 저에게 뭐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저도 참지 못하고
내가 충분히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냐. 시간 번복해서 더 일이 꼬였지만 나는 해결하려고 그랬던거고 너도 동의하지 않았냐. 그리고 솔직히 나였으면 1시간 반 정도 별 생각없이 그냥 서점에서 책보거나 카페에 가 있었을거다. 이게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고 내가 수십번을 사과해야 될 일이냐. 해버렸네요. 심지어 밥도 제가 협찬받은 뷔페고 제가 그 정도로 사과했으면 좀 받아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이 친구는 동네 친구고 심지어 저번주 금요일날도 만났었어요. 이번주는 안봐도 됐는데 협찬이 돼서 밥쏠려고 만난거였거든요. 어쨌든 미리 얘기 안한 건 제 잘못이니 진짜 미안하다 이 얘기를 수십번 했거든요. 그리고 제가 없을 때 누가 제 집에 들어가는 거 진짜 싫은데도 빨리 상황 수습하려고 집주인에게 못 간다하고 비번까지 깠는데 제가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했어야 했나요. 제가 정말 죽을 죄라도 지은 걸까요. 저 진짜 절교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답답한 심정인데 제 잘못이 있다면 댓글로 얘기 좀 해주세요..
좋아요 0 0
12345다음